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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Sin, 2003)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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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리 올드만과 빙 레임즈가 얄짤무 '크레이지 모드'로 질주한다. 이 양반들 자기 커리어를 홀랑 걸기라도 했다는 듯이 광기에 미쳐 날뛴다. 네버 포기브 네버 포겟(Never Forgive Never Forget) -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겠단다.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보다. 마약으로 물든 환락의 세계에서 전직 경찰 에디(빙 레임즈)는 자기 여동생에게 몹쓸 짓을 하고 그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한 포르노 제작자 찰리(게리 올드만)을 향한 외로운 복수에 나선다. 한편 찰리 또한 나름의 이유로 에디를 향한 복수를 다짐한다는 설정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다는 극렬한 통찰을 다룬 영화는 밤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고 많지만 역시 최근작 중에는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 2001)'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박찬욱의 복수는 피해자 사이에서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이 작품의 복수는 가해자 사이의 연쇄 반응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추잡하고 찝찝하다. 일관성도 떨어지고 설득력도 부족하다. 에라 모르겠다. '아담과 소고라'에 견줄만한 설정에서 시작하여 엉망진창의 결말에 이르러 제시되는 해법은 그들 모두에게 저지른 죄에 해당하는 크기만큼의 벌을 심판하는 것 - 꽤 그럴 듯하지만 실은 모순이다. 찰리가 에디의 손에 못을 박는 장면, 에디가 자신의 못쓰게 된 왼손을 성수에 담그는 장면 등의 의도는 초등학생도 알아차릴만치 너무 게으르고 뻔해서 절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쓸떼없이 폭력적인 이 작품은 게리 올드만의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나쁜 작품일뿐더러 빙 레임즈의 필모그라피에서도 가장 나쁜 작품이다. 정말 독특한 방식의 2관왕이라 할 수 있겠다.

 

(200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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