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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블런트 <All the Lost Souls>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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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대중음악계가 내놓은 2005년의 히트 상품이다. 2004년 늦가을에 내놓은 싱어 송라이터 제임스 블런트의 데뷔 앨범 <Back to the Bedlam>은 해를 넘기며 서서히 반응을 일으켰고 마침내 전세계에 걸쳐 성역을 두지 않고 폭발력을 자랑했다. 아시다시피 슈퍼 히트 싱글 'You're Beautiful(UK 싱글차트 1위, 빌보드 싱글차트 1위)'이 주요 국가의 차트를 싹쓸이하면서 그는 단 하나의 앨범으로 천이백만장의 세일즈를 달성했고, 곧이어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High (UK 싱글차트 16위, 빌보드 싱글차트 100위),' 'Goodbye My Love (UK 싱글차트 9위, 빌보드 싱글차트 66위),' 'Wiseman (UK 싱글차트 23위)' 등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6 브릿 어워드도 그런 시장의 반응에 '최우수 남성 아티스트상'을 안기며 화답했고 그래미에서는 '올해의 신인상'과 '올해의 노래상'을 포함한 5개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두번째 앨범을 발표한다는 오른손으로 둘째를 붙잡고 왼손으로 셋째를 붙들고 막내를 업은 다음에 날뛰는 첫째를 달래가며 장을 봐야하는 어려움에 견줄만한 일일테다. 전작의 아우라가 워낙에 가공하다보니 그런 부담감을 모르고 작업했다면, 오히려 더 못 믿을 얘기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2007년 9월에 발표된 그의 두번째 앨범 <All the Lost Souls>는 극단적인 찬사와 극단적인 무시라는 양분된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일단 북미와 유럽 대부분의 시장에서 반응이 급격하게 식은 것이 눈에 띄인다. 본토인 영국에서만 체면 치례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만큼 하자가 있는 앨범은 아니다. 하자라니! 사실 꽤 좋은 앨범이다. 건드리면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제임스 특유의 서정미가 바닥난 것도 아니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던 엉뚱한 음악만을 골라 들고 나타난 것도 아니다. 되레 세공미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투박했던 데뷔 앨범보다 훨씬 좋다. 첫 싱글 '1973 (UK 차트 4위)'이 보여주는 놀랄만큼 쫄깃한 찰기나 두번째 싱글 'Same Mistake (UK차트 57위)'의 예민하고 쓸쓸한 감성, 두번째 트랙 'One of the Brightest Stars'의 부드럽고 결 고운 멜로디 등 면면을 살펴보아도 크게 빠지지는 않는다. 절박한 외로움과 삶의 유한함을 황폐하고 까슬까슬한 목소리로 토해내는 그의 전매특허는 여전하다. 아무래도 미국의 입맛보다는 유럽권이나 아시아권 입맛에 더 잘 맞을 법한 스타일이겠다 싶으면서도, 미국 평단이 제임스 블런트에게 내리는 혹독한 평가를 보면 아무래도 야박하게만 느껴지는 게 솔직한 심사다. 그는 올해 3월 10일, 'Carry You Home'을 세번째 싱글로 커트해 발표했다. 이번에도 아주 극적인 반전으로 뒤늦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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