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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인 워드 <Breathless>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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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 마틴의 버블 감각이야 은하계에서 최고지만 (감각이 버블이라는게 아니라 버블에 대한 감각이) 참 그 패턴 뻔하게도 읽힌다. 그러니 항상 앨범을 듣고 나면 비슷한 리액션이 나온다. 어쩜 이렇게도 아기자기하면서도 간질간질하면서도 귀에 착착 감기는 '비트 쪼개기'가 가능한가 싶어 놀라면서도, 그 놀라움이 끈끈한 충성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저 적당히 즐거웁고 적당히 우울한 어느 날에 맥주 파티라도 벌여놓고 틀면 딱 좋을, 아니면 싸이월드나 마이 스페이스에 걸어놓고 나 지금 그런 기분이라고 광고하기에 딱 좋을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쉐인 워드의 두번째 앨범에 그가 선사한 'If That's OK with You'는 맥스 마틴의 낙관 그 자체다. 충분히 가능했으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 84년생 꽃미남 청년의 새로운 소비법이다. 사실 워드는 어른들의 노래를 부르며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 '액스 팩터'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어른들의 취향에 맞는 데뷔 앨범으로 공전의 힛트를 이루며 '포스트-웨스트라이프' 혹은 '가레스 게이츠 리로디드', '윌 영 워너비'가 되었다. 'That's My Goal (UK 차트 1위, 아일랜드 차트 1위)''Promise (UK 차트 2위, 아일랜드 차트 1위)', 'Stand by Me', 그리고 브라이언 맥나잇의 곡을 커버한 'Back at One'의 조합은 그의 전략적 포지션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맥스 마틴을 비롯 라미 야콥, 아서 비거슨 등 '마라톤 컴퍼니'의 멤버들 이름에서부터 변화를 짐작케 하듯, 쌍끌이 싱글로 컷팅된 'If That's OK with You'와  'No U Hang Up'을 비롯한 대부분의 곡들이 꽤 흥겹고 감각적인 면을 중심으로 부각되었다. 몇 곡 되지 않는 발라드도 달라졌다. 'Breathless'의 간드러지는 가성처리는 그를 사랑하는 소녀 떼들이라면 숨도 못 쉬고 빨려들 정도로 강렬무비하다. 그 역시 '전작과는 다른 펑키하고 섹시한 앨범'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하나를 얻는 대신에 하나를 잃었음도 분명하다. 애당초 그의 매력은 나이다운 깨끗한 음색과 나이답지 않게 호소력 넘치는 가창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포모어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나치게 철저하게 계산되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만들어진 이 공산품에서 예의 그 매력을 찾기란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0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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