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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그들이 돌아온다 (Sometimes They Come Back, 1991)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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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 삼촌의 단편 중에는 걸작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시고 힘들지만 ‘가끔씩 그들이 돌아온다’는 그중에서도 그의 전매특허라고 해도 좋을만한 요소들이 대거 등장하는 작품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팬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이 제법 많다. 분노 조절 이슈가 있는 신경 쇠약 상태의 고등학교 문학 교사를 주인공으로 삼는다는 부분은 1977년작 ‘샤이닝(The Shining)’을 연상하게 하고,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후일 돌아온 유년의 기억에 맞선다는 부분에서는 1986년작 ‘그것(It)’과 바탕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단편이 발표된 것이 1974년이니 순서를 따지자면 이때부터 꿈틀거리던 아이디어들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후일 주요 장편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구성했으리라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가 만들어진 순서는 정 반대다.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한 ‘샤이닝’은 1980년, ‘그것’의 TV 미니시리즈는 1990년에 각각 발표되었는데 이 TV용 영화는 1991년에서야 전파를 탔다. 그렇다보니 전술한 장편소설-영화 콤보 히트작들을 연상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주인공 짐 노먼의 모습은 종종 약간 유약한 버전의 잭 토런스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TV용 영화라는 포맷의 한계 때문인지) 잭 토런스 혹은 잭 니콜슨식 극단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을 뿐더러 오히려 원작 단편의 수위보다도 몇 단계는 내려와서 극단적인 전개를 죄다 들어내버리는 자가당착을 보이고야 만다. 개인적으로 원작의 엔딩 (혹은 엔딩에 이르기까지 오컬트 요소를 포함한 전개 과정)을 썩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무난한 가족영화처럼 끝을 맺는 것은 심히 마뜩치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끝나면 이 단편의 가장 큰 매력이 퇴색되고야 만다.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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