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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콩단의 아홉해를 맞이하여

쇼트 펀트 포메이션/쇼트 펀트 포메이션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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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세상도 오프라인 세상과 똑같다. 활달한 사람의 아이디가 있고 소극적인 사람의 아이디가 있다. 지난 9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그게 백 퍼센트 자신의 모습은 아니다. 실제로는 진지하고 과묵한 성격인데 온라인에선 수다쟁이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제로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덜렁덜렁한 성격인데, 온라인에서는 꽤 조리 있고 사려 깊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성격이 완전 똑같은 사람도 있으니, 바로 여기 기면중(嗜眠中)씨가 바로 그 예에 속한다고 하겠다. 현실에서도 기면중 씨는 인간관계의 극단적 축소를 통해 무(無)를 넘어 해탈에 경지에 이른 양반인데, 온라인에서 역시 상호 활발히 친분을 쌓고 소통 교류하는 다른 블로거들과는 달리 ‘나 홀로 인생’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엔 그가 먼저 남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우선 이름, 아이디, 사진, 블로그명, 포스트명 등 모든 면에서 그다지 ‘클릭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다.

  그 증거로 제시할만한 것이 있다. 기면중씨는 지난 2007년 사람 많고 사이좋기로 유명한 C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3일 동안 인터뷰가 소개되었다. 보통 이 영광을 누리게 되는 사람들은 일주일간 급격한 방문자 수 증가 및 댓글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과연 기면중 씨의 경우에는 어땠을까? 그의 동의를 얻어 일차적 인터뷰 조회수 결과를 확인하였다. 이는 C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에서 기면중 씨가 소개된 인터뷰 페이지를 조회해 본 이용자들의 수를 의미한다. 참고로 이용자가 인터뷰 페이지를 클릭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을 판단 근거는 이름과 블로그명, 단 두 가지뿐이다. 최근 소개되었던 27명의 조회수 목록은 표 1과 같다. 계산 결과에 의하면 C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인터뷰가 소개되는 것은 평균 7365명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물론 우리는 여성 상위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남성 블로거의 평균은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고 여성 블로거의 평균은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허나 기면중 씨의 조회수는 남성 평균의 반에도 못 미치는 3034회로, 인터뷰의 영광을 누린 27명 중 26등이다 (오렌지색 막대). 동일 조건에서 소개되었음에도 그 정도에 그쳤다는 것은 기면중이라는 이름, 아니면 낙농콩단이라는 블로그명이, 혹은 그 모든 요소들이 융합되어 '어쩐지 별로 클릭하고 싶지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표 1. C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게재된 블로거 인터뷰 조회수, 최근 27명 ]

 

[표 2. C사이트 인터뷰로 말미암아 실제 블로그로 유입된 방문자의 순 증가율, 최근 27명 ] 

 

  다음 표 2는 (보다 실질적인) 인터뷰 조회 이후 후속 과정으로 링크를 타고 실제 블로그로 찾아 들어온 방문자의 순 증가율이다. 평균적으로 이 블로그들은 인터뷰 게재 이후 7일 동안 약 49.3%의 방문자 순 증가 효과를 보았다. 이 결과에서 역시 기면중씨는 14.3%를 기록, 가장 방문자를 유도하지 못한 블로거 중의 하나로 꼽혔다 (오렌지색 막대). 이는 이름과 블로그 명이 매력적이지 않았을 가능성 외에도 인터뷰 내용이 형편없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조회자들에게,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클릭하여 내용을 읽어볼 만한 블로그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다는 뜻일 게다. 또한 이상의 결과는 기면중 씨가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세상에서도 사람들과 담을 쌓고 '날 건드리지 마쇼'라는 분위기를 내뿜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데 아주 적합한 자료인 것으로 사료된다.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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