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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계절

쇼트 펀트 포메이션/쇼트 펀트 포메이션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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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에 자주 간다. 한 달에 적어도 다섯 번은 가는 것 같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장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행여라도 집 근처에 매장이 있었다면 진작에 재정 위기에 봉착하는 상황을 면치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는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기본 음료들이다. 예전에는 라떼도 종종 마셨는데 몇 년 전부터 우유가 들어간 음료는 피하고 있다. 프라푸치노 등 이름 어렵고 비싸고 달기까지 한 음료들도 피하고 있다. 그래서 열 번에 아홉 번은 아이스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오늘의 커피 쿠폰이 있는 날에는 오늘의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평소 어느 커피 전문점을 가던지 빨대를 한두 개씩 더 가져와서 가방에 넣어두는 습관이 있다. 매장이 아닌 곳에서 커피를 즐기다보면 빨대가 간절한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사무실에서 VIA와 같은 스틱 커피를 타서 얼음을 가득 넣고 마실 때도 빨대는 필요하다. 마트에 가면 싸고 저렴한 빨대를 묶음으로 팔지만, 굳이 사다놓고 쓰기에는 번거롭고 품질도 썩 만족스럽지가 않은 면이 있다. 게다가 VIA만큼은 다른 빨대 아닌 초록 빨대로 마시고 싶은 마음도 있다.

 

 

 

  조금 웃긴 일이지만, 가끔은 매장에 방문해서 직접 음료를 주문하여 마시면서도 가방에 넣어두었던 빨대를 꺼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빨대통이 있는 선반까지 다시 다녀오기가 너무 귀찮아서다. 그렇게 꺼낸 빨대를 뜯어보면 당연히 신뢰의 초록 빨대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뜻밖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다른 색깔 빨대가 튀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실수로 한 번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커피빈(The Coffee Bean & Tea Leaf)의 보라색 빨대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 버젓이 그런 이적 행위를 저지르다 보면 뒷통수가 여간 따가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그런 엉뚱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에 대한 충성도만큼은 여전히 변함없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별을 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콩보다는 별을 많이 모았다. 정말이다.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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