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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 (You Don't Mess With The Zohan, 2008)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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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 샌들러는 '베드 타임 스토리(아담 쉔크만, 2008)'도 찍지만 종종 진짜 '베드 타임 스토리'도 찍는다. 같은 '베드'라고 혼동하지들 마시라. '핫 칙(톰 브래디, 2003)'을 기획하고 '듀스 비갈로(마이크 미첼, 1999)'와 '듀스 비갈로 2: 유러피안 지골로(마이크 비겔로, 2005)'를 제작한 장본인이다. 이 작품 '조한'의 각본도 역시 이 남자의 머리에서 나왔다. 또한 커리어 최고의 명대사가 "내 걸 반으로 접어도 당신 것보단 크더군"으로 기억되고 있는 롭 슈나이더와 절친이다. 따라서 과연 이런 남자를 우리 아이들의 침대맡으로 불러들여도 되겠느냐는 의문은 지극히 온당한 것이다. 

  '조한'은 예상 그대로 넘치는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의 비유, 테스토스테론의 상징, 그리고 테스토스테론의 인과율로 화면을 떡칠하는 영화다. 허나 결정적 카드 한 장을 삽입함으로써 최소한의 그럴 듯한 모양새를 갖춘다. 모사드 최고의 특수요원이었던 조한(아담 샌들러)이 미용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는 설정 - 미용이란 다분히 여성적 세계에서 특수요원 출신의 남성이 벌이는 난장이 꽤나 타당한 코미디 소재가 될 수 있단 주장에 반박하기란 캐나다 출신 미녀 엠마누엘 크리퀴의 미모를 부정하기보다 쉽지가 않다. 로저 에버트도 고백했듯, '얼씨구나 제법이야' 인정해 줄 수 밖에 없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 이따금 도를 넘는 미성년자 관람불가용 농담에 거부감이 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윤제균 류의 냉무 영화보다야 훨씬 견딜만하다. 되레 불편한 부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를 조한과 팬텀(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존 터투로)의 대결로 오락화하는 부분이다. 차라리 노골적으로 어느 한 쪽 편을 들었더라면 그냥 그려려니 했을텐데, 의외로 어른스러운 척 기계적 균형을 잡고 사랑과 이해를 통한 화합의 길을 제시하시니 (결국 자기들 일 아니라고 말이야) 몸둘 바를 모르겠다. 음양통달의 길과 세계평화의 길은 결국 하나로 통한다는 주장 앞에 더 이상 무슨 소리를 하겠는가. 

(200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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