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콩단
반응형
콩트와 단편
-
Comedy -
Science Fiction Science Fiction
-
Psychological Horror Psychological Horror
-
Mystery Mystery
영화와 B평
-
시빌 워 (Civil War, 2024) B평 시빌 워 (Civil War, 2024) B평
소설가가 스크린라이터나 감독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아마 마이클 크라이튼과 스티븐 킹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경우는 소설가로 이미 독보적인 성공을 거두고 난 이후에 갖게 된 기회이고 (그 누가 감히 마이클 조던의 골프 성적을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본인 작품의 필름 어댑테이션 등을 포함한 경력이기는 하다. 소설가로의 경력에 있어 그들에 비할 레벨은 아니지만 최근 ‘파고(FX, 2014-현재)’의 노아 홀리나 ‘트루 디텍티브(HBO, 2014-현재)’의 닉 피졸라토의 사례도 있다. 다만 이들의 성공은 아직까지는 TV의 영역 안에 머물기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주목할 사례는 알렉스 가렌드이다. 세 권의 장편 소설과 대니 보일 영화의 스크린라이터로 이.. -
캐리-온 (Carry-On, 2024) B평 캐리-온 (Carry-On, 2024) B평
도대체 연방항공청에 무슨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감독은 ‘논스톱 (자움 콜렛-세라, 2000)’에 이어 다시 한 번 비행기 테러를 소재로 삼는다. 다만 이번에는 이륙 전의 상황, 그리니까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에서(LAX라면 이름만 들어도 벌써 피곤하다) 테러리스트가 수화물을 기내에 반입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시큐리티 스크리닝을 통과시키라는 낯선 목소리로부터 협박을 받는 TSA 보안 검색대 직원이 주인공이 된다. 그리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게 들리지도 않는 소재이지만 뜻밖에 스타트가 깔끔하고 중반까지도 준수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상황을 모르는 다수 대중에게 둘러싸여 단 한 사람의 목소리에 지배당한다는 측면에서 과거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스릴러를 구현했던 ‘폰 부스 (조엘 슈머허, 2000)’를.. -
울프스 (Wolfs, 2024) B평 울프스 (Wolfs, 2024) B평
두 픽서가 하나의 사건에 중복 배정되어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한다. 더구나 그 둘이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라면 흥미롭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로 그거다! 대니 오션과 러스티 라이언이 다시 만났다!). 실제로 시작은 준수한 편이다. (아마도 하이-프로파일 고객들을 상대하기에) 단독 작업을 원칙으로 하는 두 픽서가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조우한다. ‘울프스(Wolfs)’라는 제목의 의도적 미스스펠이 의미하듯 이 두 고독한 늑대는 결코 복수(Wolves)로 묶일 수 없는 존재들이고 보안을 위해 혼자 조용히 일하며 수도승같은 생활을 엄수하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늑대를 마주친) 의외의 상황 앞에서 자신이 빠져야 할지 아니면 상대를 빠지게 해야 할지 판단하며 심리전을 벌이는데 큰 소란이나 불필요한 과.. -
스펠바운드 (Spellbound, 2024) B평 스펠바운드 (Spellbound, 2024) B평
전설적 노장들이 모였지만 그 힘이 이제 예전 같지 않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루카스필름을 거쳐 픽사 스튜디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토이 스토리’의 아버지’ 존 래시터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낸 ‘슈렉의 어머니’ 비키 젠슨, ‘디즈니 마에스트로’ 앨런 멘켄, 그리고 또 한 명의 디즈니 레전드인 린다 울버튼이 스카이댄스 애니메이션에서 의기투합하는 프로젝트로 화제가 된 뮤지컬 애니메이션 ‘스펠바운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었다. 애플 TV+가 이 작품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거듭 지연되었다. 급기야 양사간 파트너쉽이 만료되면서 넷플릭스가 계약을 통째로 인수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제야 선을 보이게 되었다. .. -
레드 원 (Red One, 2024) B평 레드 원 (Red One, 2024) B평
J. K. 시몬스가 컨베이어 벨트 사이를 돌아다니며 배송 작업자의 전환 배치를 지시하는 장면의 소름끼치는 기시감만 제외하면 (어쩐지 얼마 전 MGM을 인수한 ‘에브리띵 스토어’의 물류센터가 연상되지 않는가 - 일과 시간에 감히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카발라메!) ‘레드 원’의 초반 스타트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산타 할아버지가 VIP이고 (그래서 코드네임이 ‘레드 원’이 되겠다) 고로 일종의 시크릿 서비스를 대동하고 다닌다는 아이디어는 꽤 마음에 든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산타의 워크샵을 마치 분초를 다투는 작전이 벌어지는 공간처럼 묘사하는 설정도 괜찮다. 500년 이상 산타를 보필해 온 충직한 오른팔과 산타의 존재를 평생 믿지 않았던 남자가 팀을 이루어 희대의 산타 납치사건을 해결하고 크리스마스를 구.. -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à Deux, 2024) B평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à Deux, 2024) B평
‘조커 (토드 필립스, 2019)’는 분명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조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을 낱낱이 해체하고 집요하게 분석하여 아서 플렉이라는 새로운 인카네이션에 불어넣은 토드 필립스와 스콧 실버의 성취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까다로운 캐릭터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살려낸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도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끝내 마음속 한 구석에 남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그러니까 ‘과연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비단 잔인한 묘사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계태엽 오렌지 (스탠리 큐브릭, 1971)’과 ‘아포칼립스 나우 (프랜시스 코폴라, 1979),’ 그리고 ’내추럴 본 킬러 (올리버 스톤, 1994)’등은 두고두고 회자될 폭력적 장면을 다수 .. -
비틀쥬스 비틀쥬스 (Beetlejuice Beetlejuice, 2024) B평 비틀쥬스 비틀쥬스 (Beetlejuice Beetlejuice, 2024) B평
톰 (크루즈)은 해냈다. 팀 (버튼)도 해낼 수 있을까? 또 다른 36년 만의 시퀄이다. 너무 짧은 간격을 두는 패스트하고 퓨리어스한 속편들도 문제는 문제지만 이렇게 너무 긴 간격을 두는 속편도 마냥 속이 편할 일은 아니다. 거의 완벽하게 완결지어진 이야기를 굳이 다시 열어서 무리하게 이어 붙인다는 한계 때문이다. ‘탑 건’과 마찬가지로 ‘비틀쥬스’의 경우도 몇 번 시퀄을 기획하다가 중단되기를 반복하였던 사례가 있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운과 때가 안 맞은 부분도 있었겠지만, 보통 서랍에 오래 들어가 있던 기획이 밖으로 나와 완벽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사례는 아주 드물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영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탑 건: 매버릭(조셉 코신스키, 2022)’의 믿을 수 없을 정.. -
더 인스티게이터스 (The Instigators, 2024) B평 더 인스티게이터스 (The Instigators, 2024) B평
그러니까 결국 모든 것은 이미지에 달렸다. 몇 년 전 '카오스 워킹 (더그 라이먼, 2021)'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생각을 했다. 아니, ‘스윙어즈 (더그 라이먼, 1996),’ ’본 아이덴티티 (더그 라이먼, 2002),’ 그리고 ‘엣지 오브 투머로우 (더그 라이먼, 2014)’의 베테랑 감독이 이런 엉성한 결과를 내어 놓다니! 혹시 제작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돌고 돌던 프로젝트를 마지막에 넘겨받게 된 것이라서 그랬을까? 그런데 뒤이어 ‘로드 하우스 (더그 라이먼, 2024)’ 그리고 이 작품 ’더 인스티게이터즈‘까지 연이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본 시리즈가 우연이었나?‘ 물론 이 작품이 아주 가망이 없다거나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다. 꽤 ..
음악과 B평
-
로드 스튜어트 & 줄스 홀랜드 - Swing Fever (2024) B평 로드 스튜어트 & 줄스 홀랜드 - Swing Fever (2024) B평
미안하지만 두 레전드가 만났다기엔 약간 쑥스러운 부분이 있다. 줄스 홀랜드를 굳이 깎아내리려는 생각은 아니지만 한쪽이 로드 스튜어트라면 인간적으로 커리어에 차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다. 아무리 이빨 빠진 사자라고 하더라도 사자는 사자인 법. 스튜어트는 통산 앨범 세일즈가 무려 1억 2천만 장이 넘는 거물인데 상대가 어지간해서는 단순 비교가 사실 가당치가 않다. 영국 왕실이 하사한 작위가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나, 참고로 언급하자면 스튜어트는 CBE이고 홀랜드는 OBE, 그러니 뭐 업적 평가에도 차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다. 다만 둘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여 스튜어트의 옛 자서전을 보면 비록 짧은 대목이지만 홀랜드와의 교류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註1). 그렇지만 이 협업이.. -
마이클 파인스타인 - Gershwin Country (2022) B평 마이클 파인스타인 - Gershwin Country (2022) B평
올해 비욘세가 험지로 들어가 힘으로 도장 깨기를 한 셈이라면 (정말이지 이번 그래미 노미네이션 결과를 보고는 웃음을 참을 길이 없었다) 2022년 봄에 발표된 마이클 파인스타인의 이 앨범은 일종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이라 거쉬인의 아래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해 평생에 걸쳐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을 연구해 온 이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이자 학자는 유명 컨트리 싱어들과의 협업으로 조지 거쉬인의 명곡들을 새롭게 해석한다. 다만 컨트리로. 이는 의외의 사건이다. 실은 파인스타인의 1987년 데뷔 앨범 이 거쉬인 송북이었다. 이후 1996년에 , 1998년에 으로 재차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한 곡이라도 거쉬인의 곡을 포함한 앨범을 합치면 여덟 장이다. 하지만 언제나 미국대중음악의 ‘파운딩 파.. -
케이티 조지 & 마크 리암처 - You’re Alike, You Two (2023) B평 케이티 조지 & 마크 리암처 - You’re Alike, You Two (2023) B평
팝 앨범과 보컬 재즈 앨범을 구분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만약 앨범이 아는 노래로 채워져 있어 짜증이 나면 팝 앨범이다. 반대로 앨범이 모르는 노래로 채워져 있어 짜증이 나면 보컬 재즈 앨범이다. 캐나다 출신의 케이티 조지는 백인 여성 재즈 보컬이라는 거의 멸종 직전의 포지션에서 주목받는 신예 중 하나이다. 다이애나 크롤이 무려 7회나 수상하였던 주노 어워즈의 ‘Vocal Jazz Album of the Year’ 부문에서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름다운 외모에 솜사탕 같은 음색을 지녔고 (뜻밖에) 스캣에 진심이다. 다만 묘한 것은 송 라이팅에 대한 본인의 넘치는 의욕인데 이것이 바람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굳이 또 바람직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 -
사마라 조이 - Linger Awhile (2022) B평 사마라 조이 - Linger Awhile (2022) B평
본래 보컬 재즈는 사람의 목소리를 하나의 (훌륭한) 악기로 간주하는 개념으로 정립되고 발전되어 왔다. 지금 분명 이 장르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여 있지만 궁극의 보컬리스트를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약지라고 할 수 있는 본연의 속성으로 인해 명맥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한때 시장이 줄어들고 인재 풀도 급격하게 감소하여 제인 몬하이트, 에밀리-클레어 발로우, 그리고 노라 존스 정도가 거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겠냐는 푸념도 나왔다. 그래도 어떻게 또 버텨서 세실 맥로인 살번트 (마이애미, 1989년생), 제지미아 혼 (텍사스, 1991년생), 그리고 베로니카 스위프트 (버지니아, 1994년생)이 나왔다. 정말 그 다음은 힘들겠지 싶은데 어김없이 또 누군가 툭 튀어나왔다. 바로 뉴욕 브롱스 출신의 사마라 조이다. .. -
마크 트레몬티 - Mark Tremonti Sings Frank Sinatra (2022) B평 마크 트레몬티 - Mark Tremonti Sings Frank Sinatra (2022) B평
만약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부터 들었다면 누구도 이 앨범이 록 밴드 ‘크리드’와 ‘얼터 브리지’의 기타리스트 마크 트레몬티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앨범 제목을 보고 들었더라도 사실 이 마크 트레몬티가 그 마크 트레몬티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생소한 레이블에서 발매되었으니 차라리 동명의 보컬 재즈 가수가 있나 보다 생각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비록 앨범 제목이 이기는 하지만 거의 시나트라 모창에 가까운 창법, 그리고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한 편곡과 사운드가 오해를 부추긴다. 가령 ‘I’ve Got You Under My Skin (콜 포터, 1936)’나 ‘That’s Life (딘 케이와 캘리 고든, 1963),’ ‘Luck Be a L.. -
세스 맥팔레인 - Blue Skies (2022) B평 세스 맥팔레인 - Blue Skies (2022) B평
스튜이 아범의 코미디 코드에 항상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음악 코드에는 언제나 동의할 수 있다. 너무 늦게 태어났거나 어쩌면 너무 빨리 태어난 이 전천후 엔터테이너는 이상적인 크루너에 요구되는 거의 모든 자질을 갖추었으며 익살스러움으로 대표되는 작가와 배우로의 커리어와 비교해 뜻밖에 노래에 대해서는 대단히 진지한 편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훈련을 받은 바리톤 음색의 가수이자 피아니스트로 그는 다섯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한 장의 쿼런틴 앨범 (응?) 한 장의 홀리데이 앨범을 발표하였던 바 있는데, 대부분 그가 스스로 선곡한 스탠다드 재즈와 쇼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미의 ‘Best Traditional Pop Vocal Album’ 부문에도 3회 지명을 받았다. 남매가 모두 노래에 재능.. -
토니 베넷 & 레이디 가가 - Love for Sale (2021) B평 토니 베넷 & 레이디 가가 - Love for Sale (2021) B평
토니 베넷 할아버지의 80년이 넘는 커리어의 시작에는 빙 크로스비와 프랭크 시나트라가 있었고 마지막에는 레이디 가가가 있었다. 다시 말해 그 시대 ‘어른’들이 경계의 눈길을 보내는 타락한 대중음악의 원흉들과 항상 함께 해오신 분이라는 뜻이 되겠다. 그럼에도 토니 할아버지와 레이디 가가와의 협업은 다소 의외처럼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까지 할아버지가 온전히 한 앨범을 함께 녹음한 파트너들을 보면 연주자로는 카운트 베이시, 빌 에반스, 빌 찰랩, 데이브 브루백 등이 있었고 보컬로는 K.D. 랭과 다이애나 크롤 등이 있었다. 레이디 가가는 이 카테고리에서 꽤 거리가 있는 가수이다. 세 겹의 폼파도르 가발이나 불 뿜는 브래지어, 그리고 라텍스, 버.. -
서릴 에메이 - Move On: A Sondheim Adventure (2019) B평 서릴 에메이 - Move On: A Sondheim Adventure (2019) B평
약간은 달착지근한 칵테일 같다. 프랑스 혈통과 언어에 녹아있는 특유의 멜로딕한 요소와 재즈 사이의 궁합은 역사적으로 이미 검증이 된 것인데 여기에 집시 음악을 반 테이블스푼, 보사노바를 한 방울 떨어뜨리고 섞으면 바로 이 매력적인 조합이 만들어진다. 처음 인디 레이블을 통해 데뷔 앨범을 발표하였을 때부터 화제가 되었던 것은 비단 그녀의 이름을 바르게 발음하는 방법만이 아니었다. (시릴 애매? 서릴 에이메? 서리얼 에매이?) 사실 재즈는 (자유도라는 본래의 특성과는 다르게) 거의 문제 은행에 가까워졌다. 특히 보컬 재즈로 한정하면 더더욱 그렇다. 유명 작곡가의 에이 리스트를 재해석하는 송북 컨셉트의 앨범을 말하자면 엘라 피츠제랄드와 사라 본의 시대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
TV와 B평
-
슈미카고 (Schmicago, Apple TV+, 2023) B평 슈미카고 (Schmicago, Apple TV+, 2023) B평
사실 ‘슈미가둔!(Schmigadoon!, Apple TV+, 2021)’은 여섯 에피소드로 구성된 리미티드 시리즈로 기획된 것이었고 따라서 이렇게 리턴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뮤지컬 ‘브리가둔(알란 제이 러너와 프레데릭 로우, 1947)’에서 토미와 제프는 뉴욕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브리가둔’을 잊지 못하여 다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를 찾아 떠난다. 그러니 어쩌면 해피엔딩을 맞은 ‘슈미가둔!’의 커플 조쉬(키건 마이클-키)와 멜리사(세실리 스트롱)도 다시 ‘슈미가둔’을 그리워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두 번째 시즌으로의 연장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 리미티드 시리즈가 시즌 단위 앤솔로지 구성을 취하게 되는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라이언 머피의 장수 .. -
빌리언즈 (Billions, Showtime, 2016~2023) B평 빌리언즈 (Billions, Showtime, 2016~2023) B평
‘빌리언즈’의 체급은 왜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인가? 분명 의아한 일이다. 프리미엄 TV 쇼의 파워하우스로 추앙받는 쇼타임에서 방영하고 폴 지아마티와 데미언 루이스를 중심으로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성공한 두 알파 메일이 이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혼신의 쇼다운을 벌이는 구조인만큼 갈등 구조가 강렬하다. 소재 선택도 나쁘지 않다. 헤지펀드는 그간 텔레비젼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적이 없는 만큼 이목을 집중시킬만 하며,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모럴 해저드를 다루는 만큼 적당한 사회 비판적 메세지도 장착할 수 있다. 풍부한 문화적 레퍼런스와 샤프한 대사도 갖췄다 (특히 지아마티가 연기하는 척 로즈가 쏟아내는 찰떡 같고 꿀떡 같은 고급 비유의 행진은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심지어 운도 .. -
보슈 (Bosch, Amazon Prime, 2014~2021) B평 보슈 (Bosch, Amazon Prime, 2014~2021) B평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초기 라인업 중의 하나인 ‘보슈’는 마이클 코넬리의 메가 히트 프랜차이즈의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에 바탕한 수사물이다. ‘로 앤 오더 (NBC, 1990~2010)’와 ‘더 와이어 (HBO, 2002~2008)’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에릭 오버마이어가 제작을 주도하였고 원작자 마이클 코넬리도 직접 참여하였다. 특히 해리 보슈 형사 역에 타이투스 웰리버를 캐스팅한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많은 팬들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심연 속에서 악마와 마주한 적이 있는 남자의 얼굴. 확실히 웰리버의 외모는 그동안 글을 읽으며 상상했던 보슈 형사의 이미지와 상당히 가깝다. 심지어 이제는 신작을 읽으면서도 저절로 웰리버의 얼굴을 떠올리고 그의 목소리가 듣게 될 정도이다 (다만 그 결과 이전에 오디오.. -
왓 위 두 인 더 새도우스 (What We Do in the Shodows, FX, 2019~ ) B평 왓 위 두 인 더 새도우스 (What We Do in the Shodows, FX, 2019~ ) B평
21세기의 TV는 20세기 TV에 걸려있던 제약을 마음껏 해제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하면 안되는 리스트는 없는 것 같고 심의 따위는 사전에나 나오는 단어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골드 러쉬는 자연히 프로그램의 총량을 크게 늘였다. 정말 요즘 같아서는 어지간한 기획이 다 프로그램 제작까지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옛날에는 ‘스트레잇-투-시리즈(Straight-to-Series)’ 오더를 받는 것이 훌륭한 경력을 가진 스타 크리에이터들과 프로듀서들에게나 가능한 특권이었고 일 년에 몇 번 일어나지 않는 말 그대로 ‘사건’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모든 쇼가 그런 기회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 결과 정작 창의적인 TV 쇼가 늘어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자유로워진 만큼 .. -
와이 위민 킬 (Why Women Kill, Paramount+, 2019~2021) B평 와이 위민 킬 (Why Women Kill, Paramount+, 2019~2021) B평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TV에는 길티 플레져를 선사하는 쇼가 존재하여 왔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그런 쇼를 몇 개씩 가졌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매주 어김없이 챙겨보기는 하지만 남들 앞에서 당당히 이야기하기에 어쩐지 조금은 망설여지는 그런 쇼들. 아마 주로 리얼리티 쇼가 해당하겠지만 (당연히) 스크립트가 있는 쇼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숀다 라임즈의 쇼들도 그런 면으로 악명이 높았고 라이언 머피 사단 역시 거론될만하다. 간혹 그들이 제작하는 쇼를 보고 있으면 영화 ‘분노의 폭발 (Blown Away, 스티븐 홉킨스, 1994)’에 등장하는 제프 브리지스의 대사가 생각난다. “넌 크리에이터가 아니야. 넌 역겨운 괴물일 뿐이야.” (註1) 물론 그러고도 다음 주 같은 시간에 또 보고 있.. -
덱스터: 뉴 블러드 (Dexter: New Blood, Showtime, 2021~2022) B평 덱스터: 뉴 블러드 (Dexter: New Blood, Showtime, 2021~2022) B평
진정 우리에게 더 많은 ‘덱스터 (Showtime, 2006~2013)’ 에피소드가 필요한가? 이 질문은 언뜻 다른 앞서 존재했던 질문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더 많은 ‘프렌즈 (NBC, 1994~2004)’ 에피소드가 필요한가? 더 많은 ‘윌 앤 그레이스 (NBC, 1998~2006)’ 에피소드가 필요한가? 더 많은 ‘디 오피스 (NBC, 2005~2013)’ 에피소드가 필요한가? 등등. 하지만 덱스터의 케이스를 앞선 질문들과 동등한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과거 사랑받았던 캐릭터의 타임라인의 어느 순간에 다시 현미경을 들이대는 정도로 간주하기에 너무 까다로운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덱스터는 이미 위험한 도박을 여러 차례 감행한 쇼였다. 근본적으로 판돈과 아드레날린을.. -
이블 (Evil, CBS/Paramount+, 2019~ ) B평 이블 (Evil, CBS/Paramount+, 2019~ ) B평
텔레비젼 쇼에서 에피소딕(episodic) 요소와 시리얼라이즈드(serialized) 요소 사이 힘의 균형은 시대 변화와 유행에 따라 조정되고는 했다. 전통적으로 가을 시즌에 시작하여 봄 시즌까지 한 주에 한 편씩 24편 내외가 방영되는 패턴에서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독립적 완결성을 부여하는 구조가 더 유리했다. 이후 케이블 텔레비젼의 주도 아래 한 시즌을 13편 단위로 (또 그리고 다시 10편 남짓으로) 조정된 환경에서는 압축적으로 연결되는 강렬한 스토리에 대한 선호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렸다. 하지만 스트리밍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지금은 완전히 게임의 법칙이라는 것이 사라졌다. 사실상 동시 다발적으로 주간 단위 신작이 데뷔하고 또 동시 다발적으로 빈지-워칭(binge-watching)으로 소비되는 컨텐츠.. -
더 블랙리스트 (The Blacklist, NBC, 2013~ ) B평 더 블랙리스트 (The Blacklist, NBC, 2013~ ) B평
과거 프리미엄 케이블의 등장으로 한 번 위기를 맞았던 브로드캐스트 채널들은 COVID-19 팬더믹과 스트리머의 등장으로 급기야 코너에 몰린 모양새다. 무엇보다 완전히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 방영 프로그램의 총량은 무한에 가깝고 타임 슬롯과 시청률의 개념은 무의미해졌다. 신작은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검증된 성공작들과 시청자들의 선택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스타 크리에이터들이나 스타 작가들이 더 좋은 대우와 재량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브로드캐스트 채널 편성에서 공동화 현상도 가속되었다. 가을 시즌에 일제히 신작이 공개되어 9월부터 5월까지 엎치락뒤치락 레이스를 벌이던 그 시절이 여전히 그립기는 하지만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기존 히트 쇼들의 스핀-오프에 대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