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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언더우드 <Carnival Ride>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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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망주의 성공 스토리를 하나의 경쟁 시스템 아래로 흡수하고 피와 땀, 희망과 절망을 남김없이 상업적 가치로 치환하는 FOX 텔레비젼의 '아메리칸 아이돌'에는 분명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그리고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면을 우려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드물게 등장하는 빛나는 원석들이 있기에 감히 그 가치를 완전하게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그 중에서 기존 음악 시장에 연착륙을 하여 상업적 성공을 함께 이룰 경쟁력까지 갖추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데, 그런 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후보는 캘리 클락슨과 캐리 언더우드, 이 두 전통적인 개념의 디바에 부합하는 아가씨들이 가장 유력해보인다.

  21세기형 컨트리 스윗하트 캐리 언더우드의 두번째 앨범 'Carnival Ride'은 모든 측면에서 데뷔작 'Some Hearts (2005)'의 연장선에 있다. 비단 재킷 사진의 색감만이 아니라 컨템포러리 팝과 컨트리 뮤직의 마술적 조합이라는 전작의 컨셉트를 굳세게 지켰다. 이는 전작의 어마어마한 성공(컨트리차트 27주 1위;  미국 700만장, 캐나다 300만장 세일즈)을 어머어머하게 재현하려는 의도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그녀가 향후 어떤 계보를 따라 자리매김을 할런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아우트라인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구축하였던 '컨트리 소녀' 혹은 '마티나 (맥브라이드) 워너비' 등의 이미지를 다음 단계로 이행시키기 위한 방향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결과물은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것처럼 보인다. 앨범도 만족스럽고 그만큼의 성과 또한 거둬들이는 중이다. 앨범차트를 싹쓸이한 것은 물론이고 'An American Girl'과 'So Small'이 원투펀치로 빌보드 컨트리차트를 초토화시켰으며 한달하고도 보름만에 무려 200만장의 앨범 세일즈를 기록했다. 평단의 분위기도 좋다. 그래미한 그래미는 (그래미하다: 편파적이다) 그녀에게 또다시 그래미하기 시작했다. 다이안 워렌의 빈 자리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좋은 결과이며 특히 송라이터로의 재능이 엿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비록 싱글로 커팅되진 않았지만 그녀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하나만 꼽으라면, 랜디 트래비스의 곡을 커버한 'I Told You So'를 고르겠다. 워낙 많은 가수들의 실험을 거친 곡이라 신선도는 떨어질런지 모르지만 팝 발라드적 요소를 더한 나풋나풋한 재해석이 매력적이다.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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