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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잭슨 <Good Time>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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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앨런 잭슨의 신곡 'Good Time'은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엉뚱한 생각임에 틀림 없지만 일단 한 번 그렇게 생각하고보니 그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질 않는다. 자꾸만 겹쳐서 들린다. "러일전쟁 직후에/임자없는 땅이라고/억지로 우기면/(굿 타임/아이 니드 어 굿타임)/세종실록 지리지/오십페이지 셋째줄/동경 백삼십이/북위 삼십칠/(오오오 굿타임/아이 니드 어 굿타임). 은근 중독성이 강하다. 릭 애슬리와 레이첼 블랙이 쌍으로 울고 가겠다.

  앨런 잭슨은 1990년대 컨트리계에서 가장 성공한 싱어 송라이터 중 한 사람이다. 1990년 첫 앨범을 낸 이후 17개의 골드 디스크, 14개의 플래티넘 디스트, 8개의 더블 플래티넘 디스크를 기록했다. 세일즈 기록은 합계 5,000만장. 빌보드 컨트리 앨범 차트 1위만 12번, 빌보드 전체 앨범 차트 1위를 4번, 빌보드 컨트리 싱글 차트 1위만 25번, 그 해의 US Hot 100으로도 다섯 번이나 선정되었다. 같은 해 데뷔한 가수들 중 머라이어 캐리를 빼면 그보다 더 탄탄한 커리어와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가수가 없다. 같은 해 밀리 바닐리(1990년 그래미 신인상, 그 해에 미국에서만 600만장을 팔았지만 립싱크 가수였음이 탄로나 상을 박탈당하고 몰락)나 윌슨 필립스(같은 해 그래미 신인상 노미네이트된 3인조 여성 팝그룹, 데뷔 앨범으로 500만장을 팔았지만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기지 못하고 1992년 해산)가 그보다 훨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놀라운 것은 그의 차트 퍼포먼스 행진이 잠시의 슬럼프도 없이 21세기로 넘어와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힘이 빠질 법도 한 시점의 9집 'Drive (2002)'가 싱글과 앨범 차트를 싹쓸이 하면서 시작된 '전성기 제 2막'은 나이 오십을 넘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나이 스무살짜리 아가씨 테일러 스위프트와 엎치락 뒤치락하던 올 3월의 차트 퍼포먼스를 기억해보면 정말 이러다가 언젠간 '조지 스트레이트(넘버 원 싱글 56곡)'의 아성을 위협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여름도 아닌데 뒷목이 서늘해진다. (아마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처음으로 혼자 전 곡을 쓰며 그 어느 때부터 의욕을 불태운다. 무려 17곡에 러닝 타임이 71분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도통 지칠 줄 모르고 맹진하는 중견의 투혼에 평단도 경의를 바친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홍키통크의 흥겨움과 쓸쓸한 관조의 발라드의 탄탄한 응집을 이뤄낸 그는, 우리에게 도시화된 바쁜 일상과 족쇄에서 벗어나 여유와 안식을 찾으라고 주문한다.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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