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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존슨 <Sleep Through The Static>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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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세기 대증 음악의 키워드를 하나만 꼽자면 '비트'일 것이다. 슈퍼타이 친구 비트, 피죤 친구 비트, 찌든 때와 묵은 때가 쭉쭉 빠진다는 그 비트가 아니라 일찍이 마이클 잭슨이 '삐릿, 삐릿'했을 때 그 비트가 되시겠다. 이에 경도되다보니, 현금의 팝계는 비슷비슷한 코드 장난질 위에 비슷비슷한 샘플링과 비슷비슷한 비트 쪼개기에 의해 점령당했다. 문외한에게는 걸그룹 멤버들 얼굴만큼이나 구분해내기가 어려운 흡사함이다. 이런 시대적 조류 속에서 멜로디 중심의 어쿠스틱 구식 음악을 밀어붙이는 하와이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겸 다큐멘터리 감독 겸 프로 서퍼) 잭 존슨의 고집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단지 뜻밖이라 독보적이란 얘기는 아니다. 트렌드를 역행하는 그의 노래가 차트 퍼포먼스와 앨범 세일즈가 트랜드를 정주행하는 이들과 대등하게 경주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에 비로소 가능한 '독보적'이란 평가이다.

  과연 2008년의 오늘날 잭 존슨은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지-리스닝을 추구하는 남자다. 그의 다섯번째 스튜디오 앨범 <Sleep Through the Static>은 미국과 호주에서 플래티넘, 영국에서 골드를 기록하며 전세계적으로 250만장의 세일즈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2005년작 <In Between Dreams>의 전 세계적 성공이 일회적이지 않을까 의문을 가졌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결과다.호주와 영국 시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이런 아티스트들이 이뤄낸 반전을 발견할 수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상당히 드문 현상이다. 특히 그 애정의 대상이 400개월령 하와이 산 남자라는 사실은, 그렇기에 아마도 가능하리라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생경하게 보이는 놀라움을 안겨준다. 

  잭 존슨은 신보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킨다. 뿐만 아니다. 태양열 발전으로 모든 앨범을 녹음하며 친환경에 대한 몸소 메세지를 실천하고자 했다. 변함없이 참 괜찮은 남자다. 그리고 한결같이 꾸준하다. 아시다시피 이런 경우 나올 수 있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대 여전해서 좋도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대, 여전해서 지겹도다"가 되겠다. '빨리 빨리'의 나라 다이나믹 코리아에서는 그의 음악을 두고 벌써 너무 착해서 심심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요 시장의 분위기는 "그대 여전해서 좋도다"에 가깝다. 발매 후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앨범 차트의 정상에 올랐다. (그러고보니 공교롭게도 '파이브 아이즈'를 싹쓸이 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앨범은좋은 질을 담보하고 있다. 그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훌륭한 지침표요, 사연많은 일생의 굴곡과 은밀하게 품어왔던 가슴의 전언을 담은 단단한 작품이다. 

(200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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