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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맥팔레인 <Blue Skies>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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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이 아범의 코미디 코드에 항상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음악 코드에는 언제나 동의할 수 있다. 너무 늦게 태어났거나 어쩌면 너무 빨리 태어난 이 전천후 엔터테이너는 이상적인 크루너에 요구되는 거의 모든 자질을 갖추었으며 익살스러움으로 대표되는 작가와 배우로의 커리어와 비교해 뜻밖에 노래에 대해서는 대단히 진지한 편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훈련을 받은 바리톤 음색의 가수이자 피아니스트로 그는 다섯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한 장의 쿼런틴 앨범 (응?) 한 장의 홀리데이 앨범을 발표하였던 바 있는데, 대부분 그가 스스로 선곡한 스탠다드 재즈와 쇼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미의 ‘Best Traditional Pop Vocal Album’ 부문에도 3회 지명을 받았다. 남매가 모두 노래에 재능이 있어 여동생 헤일리, 아니 레이첼 맥팔레인도 2012년 보컬 재즈 앨범을 취입한 적이 있다.

 

  지난 2020년의 <Great Songs from Stage & Screen> 앨범 이후 2년만에 발표하는 새 스튜디오 앨범 <Blue Skies>는 사실 앞선 앨범들과 여러 가지 요소를 공유한다. 첫 앨범부터 함께 해온 프로듀서 조엘 맥닐리(맥팔레인과는 최고의 TV 애니메이션 테마곡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American Dad (FOX, 2005-현재)’의 작곡자 중 하나로 인연이 있다)와 다시 한번 협업을 하였고 옛 시대의 명곡을 골라내는 특유의 선구안도 늘 그러했던 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2020년 앨범의 제목이 조금 의아했던 까닭은 따지고 보면 그 이전에도 스테이지와 스크린의 곡들을 중심으로 앨범을 구성했었는데 굳이 그런 타이틀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다만 스윙에 무게를 실었던 2017년작 <In Full Swing>과 발라드에 무게를 실었던 2019년작 <Once in a While>과 다르게 이번에는 다시 예전처럼 발라드와 스윙의 배합비를 맞추었다. 또한 시대, 작곡가, 인지도에서 있어 넓고 고른 스펙트럼으로 조합한 선택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1940년대 명곡들을 중심으로 1926년부터 1950년 사이에서 골라낸 트랙 리스트는 쥴 스타인, 어빙 벌린, 지미 반 호이젠, 듀크 엘링턴과 같은 거물들의 곡에서부터 데이비드 만, 브로니슬라우 케이퍼, 루이스 알터와 같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곡가들까지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그 사이 작곡가 앤드류 코티와 그가 새로 써낸 그 시대 스타일의 곡을 마지막 14번 트랙에 넣은 것은 깜짝 선물이다.) 또한 새미 페인의 1937년 곡 ‘That Old Feeling’처럼 수백회 이상 재해석된 곡부터 마크 고든과 해리 레벨의 1937년 곡 ‘Never in a Million Years’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빈도로 재해석된 곡까지 범위도 넓다. 그럼에도 역시 그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결정적인 곡을 하나 꼽으라면 ‘It Could Happen to You’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그는 지미 반 호이젠의 곡들과 궁합이 좋은데 보컬리스트로 그의 워너비가 프랭크 시나트라임을 복기하면 (물론 그렇지 않은 크루너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재즈 평론가이자 음악사가 테드 지오이아에 따르면 시나트라가 녹음한 지미 반 호이젠의 곡이 무려 여든 다섯 곡이라고 하는데, 맥팔레인 역시 지금까지 반 호이젠의 곡만 열두 곡 넘게 녹음을 하여 이제 말 그대로 앨범 하나를 따로 구성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었다.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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