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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캣 (Dr. Seuss' The Cat In The Hat, 2003)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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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아카데미 수상 결과에는 동의할 수 없는 때가 있다. 하지만 골든라즈베리 수상 결과에는 도저히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는 편이다. ‘배틀필드 (로저 크리스찬, 2000)'나 ‘질리 (마틴 브레스트, 2003)’를 보라. 끄덕끄덕, 제법 타당한 주장이다. 옛말에 유유상종이라고. 그 악명 높은 ‘질리’와 더 악명 높은 ‘미녀 삼총사 : 맥시멈스피드(맥지, 2003)’와 나란히 노미네이트된 보 웰치의 ‘더 캣’도 뻔할 뻔자다. 청진기 대보지 않아도 진단이 나온다. 아카데미 미술상 3회 수상에 빛나는 감독 보 웰치의 색감이 무색하도록 내용만큼은 하나도 안 예쁘다. 

  미국의 동화 작가 닥터 수스의 그림동화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응당 어린이 눈높이여야 하는 귀여운 짖궂음을 ‘오스틴 파워’식으로 징그럽게 해석한다. 19금 화장실 유머가 난무하는 전형적 '마이크 마이어스'식 코미디다. 생각해보면 원작은 1950년대의 고작 1600자 남짓한 동화였고 그것도 어린이들을 위해 단지 225단어만 사용해서 완성된 것이었다. 모자 속의 고양이가 이렇게 흉측하게 묘사되었을리가 만무하다. 해괴한 부분이 있다면 순전히 오늘날 영화를 만드는 어른들의 욕심이 반영된 탓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고양이가 어쩌다가 아이들을 부추겨서 세상에 민폐만 끼치고 그걸 또 제 스스로 즐거워하는 변태 고양이가 되어버렸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저 깜찍한 다코다 패닝의 주위에 마이크 마이어스가 얼쩡거리는 꼴이라니, 어쩐지 꽤 불편하다.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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