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자의 아내 (2009) B평

시간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 2009)

감독: 로베르토 슈벤트케

출연: 에릭 바나, 레이첼 맥아담스, 알렉스 페리스, 론 리빙스턴, 미셀 놀든



  이 작품의 원작자를 비롯해 영화화에 관여한 사람 중 누구도 공포물을 만들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그렇다 - 공포물이다. 상식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고 그 중의 일부는 소름돋는다는 말로 밖엔 표현이 되지 않는다. 뭐 이런 로맨스 영화가 다 있나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덕분에 무더운 여름밤을 서늘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이를 기념하고자 '<시간여행자의 아내> 끔찍한 순간 10선'이라는 리스트를 정리하여 남기고자 한다. [스포일러 얼랏: 이 작품을 굳이 감상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뒤로' 버튼을 누르시길 권한다]


10위. 배드타임 스토리

  도서관에서의 첫 만남 장면은 괴팍한 타임라인 장난질의 결과다. '성인이 되고 난 다음의 클레어(레이첼 맥아담스)가 헨리(에릭 바나)를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시점에서 헨리는 아직 어린 시절의 클레어를 만나기 전의 헨리'라는 천인공노할 설정은 좌우 동시 편두통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렸을 적의 클레어에게 탬퍼링(사전 접촉)을 해두었던 덕에 밥 얻어 먹고 차 얻어 마시고 집까지 따라가 첫날 밤을 보낸다는 하이-패스적 진행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다. 


9위. 데드 스페이스

  저토록 사랑스러운 레이첼 맥아담스에게 저리도 무시무시한 몸매라니. 하나 하나 뚜렷하게 보이는 갈비뼈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마디 마디 도드라지게 드러나 '데드 스페이스'의 수트를 연상케하는 척추뼈는 정말……. 


8위. 웨딩 크레셔

  이유야 어쨌든, 결혼식 날 신부가 겪어야 할 일이라기엔 농이 과하다. 전설의 그 영화 '랩탑(The Notebook, 닉 카사베츠, 2004)' 이후로 이렇게 보는 이를 진을 완전히 뽑아가는 작품 오랜만이다.


7위. 앨바 천국

  헨리와 클레어의 딸 앨바, 바로 그 10살 버전의 딸이 5살 버전의 딸에게 결말을 스포일링한다는 놀라운 설정이 7위다. 딸 앨바는 헨리와 달리 자유자재로 시간여행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장.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9살 버전의 앨바와 8살 버전의 앨바와 7살 버전의 앨바와 6살 버전의 앨바, 그리고 11살 이후의 수많은 앨바들이 시공을 넘어 간섭해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은가? 왜 하필 10살의 앨바와 5살의 앨바만 같이 만나 논다는 말인가!


6위. 터미-네이키드

  시간여행 이후 나체로 나타난다? 옷은 두고 몸만 가기 때문에? 뭐,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문제는 이 남자가 수시로 어린 클레어 앞에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공원에서 나체로 아이들 앞에 나다니는 사람들이 '시간 여행자'를 자처한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한 일이다. 이런 영화가 PG-13(한국에선 12세 관람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5위. 어바웃 타임

  이유야 어쨌든, 유산을 다루는 방식이 좀 지나치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야 충분히 알겠으나, 초자연적 유산에 고집스럽게 자연적 임신으로 맞서는 대책없음이 좀 딱하다. 마음이 아프다가도 계속해서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반복 시도하니 끝내는 오싹한 느낌 마저 든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임신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포험, 블로그에서 이 관람을 삼가해야 할 목록마다 이 작품이 빠지지 않고 올라가더라. 함께 등재된 영화로는  '칠드런 오브 맨(알폰소 쿠아론, 2006)''포가튼(조셉 루벤, 2004)', '엑소시스트(윌리엄 프레드킨, 1973)'등이 있다.


4위. 메디칼 미라클

  어찌되었던 이 부부의 생식력은 말 그대로 의학적 기적에 가깝다. 시간 여행이 각종 우주 입자 및 방사선에 노출이 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지나치게 건강한 이 남자까진 그렇다고 치자. 사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때마다 매번 임신하는 클레어다. 헨리의 담당의 켄드릭 박사가 연구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쪽도 남편 헨리가 아니라 부인 클레어가 아니었나 싶다. 그것이 '시간 여행 유전자'를 연구하는 것보다 진짜 의사가 해야 마땅한 일이기도 하고.


3위. 그레이스 바섹토미 (부제: 에릭 바나나)

  거듭된 유산에 힘들어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그 배려심이 뭉클하기는 커녕 소름이 쫙 돋는다.


2위. 그레이스 바섹토미 II (부제: 핫 칙? 망 칙!)

  이 작품이 유난히 집착하는 '그 수술' 직후 헨리가 시간 여행으로 도착하는 곳이 이제 막 18살이 된 클레어 앞이라고? 어기적거리며 다가가 기어이 반 강제로 키스한다고? 그 타이밍에? 로맨틱하기는 커녕 소름이 쫙 돋는다. 


1위. 그레이스 바섹토미 III (부제: F*** 투 더 퓨쳐)

  그래놓고 다시금 정관수술 무효화를 시전하는 트위스트는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다. 불안한 예감에 설마 설마 하다가 정말 설마가 사람 잡아 정말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일라이(앨버트 휴즈&알렌 휴즈, 2010)', '하이 텐션(알렉상드르 아자, 2003)',' 핸콕(피터 버그, 2008)', '퍼펙트 스트레인져(제임스 폴리, 2007)', '아이덴티티(제임스 맨골드, 2003)', 그리고 '넘버 23(조엘 슈마허, 2007)'의 반전을 다 합쳐도 이 반전은 못 이긴다. (201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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