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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스탠다드

쇼트 펀트 포메이션/쇼트 펀트 포메이션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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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불어닥친 '글로벌 스탠다드'의 열풍. 영역에 따라, 분야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저마다 찬성이니 반대니 말이 많은데, 어차피 둑은 무너졌고 쏟아져 들어오는 물결은 거부할 수 없는 마당에 우리 안의 고질적인 악습들을 보다 합리적인 세계 공통의 기준으로 갈음할 수 있다면 나쁠 것이 뭐가 있겠냐는 생각이다. 문제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가장한 '코리안 스탠다드'라는 괴물. 특히 한국식으로 자라 성인이 된 이후에 잠시 어설피 외국 물 먹고 돌아온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 돌아와 들먹이는 취사 조합형 스탠다드. 아시다시피 '코리안 스탠다드'라는 것은 결코 우리 고유의 것이 아니거니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거리가 먼 경우가 태반이다. 규칙, 규율, 경쟁 기준, 경쟁 강도, 고과 평가, 성과 목표에 있어서는 늘상 세계기준과 세계 수준을 강요하면서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는 줄 알아?" 혹은 "외국 애들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모르지?") 성과 관리, 근무 여건, 복리 후생, 조직 문화에 있어선 관리 통제가 간편한 기존의 한국식 폐단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서로 상반되는 월드 클래스 효율성과 한국식 직장문화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 이 코미디의 핵심인데, 결국 자기들 편한 대로 짜깁기를 했다는 소리다. 그래놓고 고작 한다는 변명이 "우리 현실에선 어쩔 수 없다"라니. 심지어 과거 어떤 양반은 "조선 놈들은 마냥 풀어주면 관리가 안되서 어쩔 수 없어"라고 너무도 당당하게 합리화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본인은 조선 놈이 아니란 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걸 보면 조기 유학의 간절한 필요성이 설명이 되는 것도 같다. 이런 인간들은 일단 머리가 굳은 다음에 외국 물을 먹여봐야 별 소용이 없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초 조기 유학으로 차라리 일찌감치 외국 물을 먹고 언어처럼 가치관까지 빨아들였던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주장에 일관적인 맛이라도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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