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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이 너무해 2 (Legally Blonde : Red, White and Blonde, 2003)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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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몸을 투신하여 몸소 ‘금발머리는 멍청하다’라는 차별적 폭력적 명제의 찬란한 반례로 화하신 엘 우즈(리즈 위더스푼) 여신이시여. 오늘도 불철주야 멍청하지 않은 금발들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프라다 구두 굽이 닳아 없어지도록 뛰고 또 뛰시나이까. 흑과 백이 굳건하게 세상을 양분하는 하버드 로스쿨에서의 첫 여정에 이어 흑과 흑만이 첨예하게 잇속을 나눠먹는 시커멓고 칙칙한 워싱턴 D.C.에 재림하시어 핑크의 낭만으로 더블 플래티넘 베르사체 카드의 공고한 가치를 재확인시켜주시니, 베르사체 V.I.P 회원의 격에 합당한 그 위엄과 그 미모. 눈부시기 한량 없나이다. 더군다나 그 부지런함이 비윤리적인 화장품회사들의 비윤리적인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함이라니 구치 주식이 공개된 이후로 이렇게 흥분되는 것은 처음이옵니다. 음모와 요령과 계략이 개판치는 정치업자들의 바닥에서조차 심각한 것은 가볍게, 가벼운 것은 더욱 가볍게 만드는 그대 엘 여신님의 눈치코치도 없는 천치보다 순수함이야 세상 따라올 자가 없사오니 아무리 멍청한 우려먹기용 속편의 모든 요건을 갖췄다한들 나는 나는 좋아요. 베르사체, 샤넬, 프라다, 구찌, 불가리, 버버리, 까르띠에, 루이비통, 에르메스, 안나수이의 이름으로, 부디 아멘.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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