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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The Core, 2003)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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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아미엘의 '코어'는 '아마겟돈(마이클 베이, 1998)'의 정통 직계다. 다시 말해서 '오늘 당신들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은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의 계보다. 차이가 있다면 눈을 지구 밖으로 돌리는 대신에 안으로 (말 그대로 안으로) 돌렸을 뿐이다. 인류는 다시 한번 우주 단위의 재난으로 절단날 위기에 처했고 이공계의 힘이 전인류를 구원한다. 시카고대 물리학과의 조쉬 키예스 교수(아론 에커트), 지구 물리학계의 권위자 콘라드 짐스키 박사(스탠리 투치), 무기 시스템 스페셜리스트 서지 레베크 박사(체키 카르요), 탐사선 설계자 브레즐턴 박사(델로이 린도), 그리고 우주비행사 아이버슨 사령관(부르스 그린우드)과 레베카 차일즈 소령(힐러리 스웽크) 등 4인의 피에치디와 2인은 군바리를 포함한 6인의 용사들이 옹기종기 탐사선에 올라타 지구의 코어를 향해 돌진한다. 멈춰진 코어에서 핵무기를 터뜨려 다시 돌게 만들겠다는 기똥찬 목표에서이다. 화려한 '사이언티픽 뻥'의 정점은 방열복을 입으면 인간이 맨틀 근방에서의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다는 부분이다. 기왕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하려고 했으면 좀 제대로 보여주던가 싶지만 특수효과의 퀄리티는 장면에 따라 별 네 개 수준에서 별 한 개 수준까지 부침이 심하다. 무려 8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싼 티 나는 장면들은 "나 미니어처여요"라고 고백하는 듯 어설프다. 무엇보다 저질 애프터서비스 센터처럼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생색내기만 잘한다. 지구의 코어가 왜 고장 났는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쏘옥 빼놓고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향한 묵념을 올리라고만 강요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일단 (이 작품에 따르면) 애초에 인공지진을 일으키는 비밀병기랍시고 엄한 걸 만들다가 지구의 코어가 맛이 간 것이 아니었는가.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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