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Killers of the Flower Moon, 2023) B평
김영준 (James Kim)
오월의 만월에 ‘플라워 문’이라는 별칭은 더없이 합당해 보인다. 하지만 작은 꽃들에게 오월은 도리어 시련의 시기가 되기도 하는데 큰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볕과 물을 독차지하면 작은 꽃들은 봄의 절정에서 이내 이울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세이지족은 이 오월의 달을 ‘플라워 문’이 아니라 ‘플라워-킬링 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것이 비단 자연의 현상을 가리키지만은 않음은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 저술가 데이비드 그랜은 1921년 오클라호마 오세이지 카운티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다룬 논픽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더 오세이지 머더스 앤 더 버스 오브 더 에프비아이 (2017)’를 통해 그 음울한 알레고리에 주목한다. 그리고 거장 마틴 스콜세지는 이 이야기를 3시간 26분 분량의 장편 영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