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기 혹은 만보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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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기 혹은 만보계 이야기

by 김영준 (James Kim)

  만보기(萬步機)가 천원입니다. 시중에서 이런 만보기를 구입하시려면 보통 만원은 주셔야 합니다. 그런 만보기를 단 돈 천원, 천원에 모십니다. 단 돈 천원으로 건강을 지키십시오.

 

  아니 만복이라니, 대체 뉘집 자식인고 - 하며 고개를 돌려보니 그 곳에는 어떤 아저씨가 카트를 끌고 지하철을 누비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지하철 잡상인이다. 카트 위의 종이박스에는 '만보계'라고 삐뚤빼뚤 한글이 적혀있다. 만보기도 맞고 만보계(萬步計)도 맞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만보기인지 만보계인지 유행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아저씨는 그 만보기인지 만보계인지를 허리춤 가득 자랑처럼 매달고 장사를 한다. 아저씨 또한 장사를 하기 위해 종일 만보기인지 만보계인지를 차고서 걸어다닌다. 고로 각각의 만보기인지 만보계인지는 제각기 덜렁거리며 그 흔들림의 수를 세고 있을 터였다. 팔백칠십육, 칠백칠십칠, 구백사십삼....

 

일반적으로 만보기 혹은 만보계는 구만 구천구백구십구보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201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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