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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포 원 <No Regret>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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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올 것은 돌아온다. 사랑도, 유행도, 물론 부메랑도, 사라졌던 동이도, 33번 박용택의 3할 타율도, 마찬가지로 올드패션드 음악도 언젠가는 클럽 음악의 홍수를 뚫고 돌아올 것이다. 월트 디즈니의 TV용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 (케니 오테카, 2006~2008)' 시리즈도, 올해 FOX TV 최고의 히트작 'Glee (라이언 머피, 2009~ )'도 따지고 보면 틴에이지 감성과 올드-패션드의 적절한 매쉬-업이다. 중산층의 추억과 최신 수용체를 버무리는 이와 같은 작업은 그들 음악 감수성의 뿌리, 다시 말해 종래에 돌아갈 곳이 어디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유행과 방법은 바뀌어도 근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90년대 초반 중창 전쟁을 대표했던 보컬 그룹 두 팀이 작년 가을 비슷한 시기에 컴백했다. '보이즈 투 멘'은 2년만에 아홉번째 앨범을 발표했고 '올 포 원'은 5년만에 여섯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두 팀 모두 완연한 하락세와 여러 궂은 일로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 십여년간의 트렌드 공세에 이렇다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나름 회심의 반등을 준비한 기색이 역력한데, 흥미로운 것은 이들 두 팀의 전략이 완전히 반대라는 사실이다. '보이즈 투 멘'이 클래식 러브송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한층 노련해진 호흡과 공력을 자랑하는 반면, '올 포 원'은 신곡 위주의 앨범을 통해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와 최신 트렌드를 모두 섭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케미스트리는 최고였던 팀들인 만큼 어느쪽 앨범에도 딱히 불만을 가질 부분은 없으나, 다만 '올 포 원'의 경우 너무 오래간만의 신보인데다가 오리지널 송을 공격적으로 배치한만큼 조금 더 마음이 써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그룹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구성도 인상적이고, 전자음 윤색 등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자기 파괴 또한 신선하다. 게다가 '포 리얼'의 'You Don't Know Nothin (1994)'과 '웨스트라이프'의 'If Your Heart's Not In It (2001)'을 재해석한 트랙은 원곡 이상의 인상적 결과물이다.

  물론 유행이 변해도 그들에게, 혹은 이런 스타일의 남성 중창 그룹들에게 다시 영광의 나날이 찾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지도 모른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홍보를 위해 드물게 방송 출연까지 감행했음에도 차트 성적은 시원찮고, 평단의 반응 또한 그럭 저럭 수준을 넘지는 못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이들의 화음이 만들어낸 1994년의 추억과 감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I Swear (빌보드 싱글차트 1위)''So Much in Love (빌보드 싱글차트 5위)'를 빼고 1994년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시절에 그들의 음악과 함께 만들어진 추억은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기억을 간직할 것이다. 단지 이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제 3의 시기를 보내는 방법이다.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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