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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바로우맨 <Music Music Music>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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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용어를 하나 고르라면 '멀티테이너'라는 표현을 고르겠다. 재능이 무슨 비디오게임 캐릭터 능력치도 아닌데 그렇게 분과 별로 나누어질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있는 재능에 가중치가 더해지는 것도 아니니 억지로 '멀티테이너'를 높게 평가할 이유도 없다. 어쩌면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재능의 문제도 아닐지도 모른다. 좌타든 우타든 한쪽으로 3할 치는 타자가 굳이 스위치 히터로 변신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도 있다.


  존 바로우맨은 2005년 리부트 버전의 ‘Doctor Who (BBC, 1963~1989; 2005~ )’와 ‘Torchwood (BBC, 2006~ )’에서 캡틴 잭 하크니스 역할로 널리 알려진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겸 가수 겸 뮤지컬 배우다. 웨스트엔드와 스크린, 그리고 브라운관을 오가면서 명성을 쌓았고 'Doctor Who' 시리즈를 계기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하였다. 최근에는 ‘Desperate Housewives (ABC, 2004~ )'의 여섯번째 시즌에 미스터리의 인물 패트릭 로건으로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 잘생긴 남자는 목소리마저 좋아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들더니 2003년 드디어 단독 앨범을 발표하였고 뮤지컬 다시 부르기와 스윙 다시 부르기를 거쳐 사실상 2007년 팝 가수로의 사실상 겸업을 선언하는 앨범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이 통산 두번째 팝 앨범이 되겠다. 커버 앨범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선곡을 싫어할 수야 없는 노릇이다. 프랭키 밸리의 'Can't Take My Eyes off You (1967, 빌보드 2위)', 배리 매닐로우의 'I Made It Through The Rain (1980, 빌보드 10위)',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 (1966, 빌보드 4위)', 리처드 막스의 'Right Here Waiting (1989, 빌보드 1위)', 빌리 조엘의 'Uptown Girl (1983, 빌보드 3위)',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 (1968, 빌보드 8위)', 사라 맥라클란의 'Angel (1998, 빌보드 4위)','베트 미들러의 'From a Distance (1990, 빌보드 2위)'. 여기까지만 해도 누군가 아이팟 플레이 리스트를 훔쳐본 것 같은 느낌인데, 여기에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발라드 중 하나인 'I Know Him So Well (1985, UK차트 1위)'가 두 가지 버전으로 등장한다. 이 노래만 여덟 가지 버전으로 들어있는 아이팟의 주인으로 좌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뮤지컬 '체스'에서 두 여성 캐릭터의 듀엣곡으로 등장하는 이 노래를 남성이 셀프 듀엣으로 부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한편 뮤지컬 '새장 속의 광대'에 등장하는 'I Am What I Am' 또한 성적 지향에 대한 프라이드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노래인데 18년째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멋진 남자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선곡이다.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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