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넥트 (Disconnect, 2013) B평
김영준 (James Kim)
단막극 세 편을 합치면 영화 한 편의 분량이 나온다. 계산상으로는 맞다. 하지만 단순히 단막극 세 편을 합친다고 한 편의 영화가 되지는 않는다. 인터넷 시대의 그림자를 담아낸 에피소드를 뒤섞어 놓은 것만으로 작품에 고발적인 성격이 부여될 거란 생각은 너무 안이하다. 그건 마치 MTV에서 가장 질이 낮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세 편 정도 골라서 짜깁기하면 텔레비젼의 해악성을 고발하는 작품이 될 거란 소리처럼 들린다. 더구나 엮어내는 솜씨나 연쇄 반응의 에너지도 생각만큼 좋지 않다. 포스터와 티져만 으로는 '컨테이젼(스티븐 소더버그, 2011)'에 비견할 글로벌 재앙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김 빠지는 공회전의 연속이다. 거창한 담론에 집착하는 대신 소소한 개인 가정사의 범위에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