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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에이킨 <On My Way Here>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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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 에이킨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고 단호하게 고수하는게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서 TV쇼 '아메리칸 아이돌', 미성, 미청년, 컨템포러리 발라드, 거물 제작진, 리메이크 앨범, 플래티넘 세일즈 등이라면 오해를 사기에 딱 좋운 모든 조건들이 웅장하게 결집한 것이 아닌가. 더구나 그의 화려한 수상경력에는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다. '베스트 셀링'이나 '팬즈 초이스'라는 말이 붙어있는 부문을 제외하면 정작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2003년에 한 차례 노미네이트 된 정도만 남는다. 한 마디로 그는 평단과 전문가들보다 대중에게 인기가 월등히 높은 아이돌 중의 아이돌인 셈인데, 여기에 장애 아동을 위한 기금 설립과 세계를 돌며 벌이는 유니세프 활동 소식이 선하고 건실한 '이미지'를 음악보다 돋보이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클레이 에이킨을 어떤 특정한 부류의 반짝 스타로 단정짓기란 어렵다. 많은 젊은 가수들이 TV쇼, 미성, 미청년, 컨템포러리 발라드, 거물 제작진, 리메이크 앨범, 많은 세일즈의 요건을 (사정에 따라 한두 가지 요소는 달라질 수 있음) 우겨넣지만 모두 다 그만한 결과를 내지는 못한다. 똑같이 누나들 홀려 지갑 내용물을 빼먹는 것처럼 보여도 이런 경우에는 레벨이 좀 달라보인다. 만약 반누나주의자들의 외침처럼 만약 그것이 절도라면 클레이의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절도처럼 보인다. 리메이크 곡이 주를 이루었던 두번째 앨범 'A Thousand Different Ways (2006)'의 경우에서 보듯 커버 앨범은 대가들과의 비교를 안고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하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보 'On My Way Here'는 그 가능성이 비로소 만개한 결과다. 청청한 목소리는 보다 능숙하게 달콤해졌고 좋은 궁합의 신곡들은 귀에 찰떡처럼 달라붙는다. 완급의 조절도 확연하게 좋아졌고 에너지 넘치는 호소력도 남달라졌다. 성장을 테마로 한 머릿곡의 가사가 그의 음악 커리어 및 현재 위치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남다른 여운 또한 남긴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생략하고 아무런 성장통 없이 두 발로 일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기대되는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 물론 평단은 그가 근래 가장 잘 다듬어진 사랑 노래를 들고 나왔음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는데는 머뭇거린다. 하지만 달리 방법은 없다. 그래도 계속 그 길을 가는 수 밖에. 시간의 세례가 언젠가 그에게 성숙과 해답을 내려줄 것이다. 클레이 에이킨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제는 그 물음에 실린 무게의 새로움을 남다르게 느껴져야할 시점이다.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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