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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디온 <Taking Chances>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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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가 간다. 롤링 스톤지가 딴지를 걸어도 언니는 간다. 누군가가 '스테인레스 스틸 같은 목소리'라 흉을 잡아도 언니는 간다. 세상 만사 흥함이 있으면 쇠함이 있는 법인데 언니에게만은 세상의 물리 법칙이 엄히 적용되지 않는지 여전히 변함없이 힘이 넘친다. 열 손가락을 다 사용해도 꼽지 못할 상식을 능가하는 흥행이 있었기에 근자의 쇠락은 쇠락이라 평가내려질 수 있는 것이나, 너끈히 500만장씩 앨범 세일즈를 기록하고 자장가 중심의 육아 컨셉트 앨범이 250만장이나 나갔으며 여전히 불어 앨범이 줄줄이 밀리언 셀러로 등극하는 와중에서도 쇠락기라고 한다면 전 세계 가수들 중에 밥맛이 꿀맛일 사람이 아무도 없겠다. 

  열 세번째 영어앨범에 이르러서도 언니는 달음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존 생크스, 벤 무디, 린다 페리, 니-요등이 우르르 무더기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통산 서른 다섯번째 앨범에서 언니는 그간 남몰래 버튼을 빠르게 눌러가며 모았던 액션 게이지를 최고점까지 끌어올린 채,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고 짜릿한 방전을 보여준다. 둔감해진 팬들의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언니가 끌어온 것은 기운차고 힘있는 록의 기운. 이에 부합하고자 범상치않은 눈화장으로 강인한 풍모를 어필하시는 것 또한 잊지 않으셨다. 옷차림은 커리어 워먼에 얼굴 표정은 워리어 워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최전방에 내세운 쌍끌이 싱글 ‘Taking Chances’와 그룹 ‘하트’의 1987년 히트곡을 커버한 ‘Alone’이다. 기차화통을 삶아자신듯 뻥뻥터지는 언니의 전매특허는 여전히 가공하고 가공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타의 복종을 유도하며 타의 굴종을 강요한다. 이런 경우란 흡사 별 먹고 ‘무적’이 된 슈퍼마리오와도 같아서 그저 몸 사리고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괜히 정면으로 맞섰다가는 뼈도 못추리고 떨어져나가기 십상인 것이다. 시대는 변하고 유행은 지나지만 언니는 늘 한결 같이 그 자리에 있어 반갑고 든든하다.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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