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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 루이스 <Spirit>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8.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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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 루이스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찬사 속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차세대’라는 표현이다. 누군가는 ‘차세대 머라이어 캐리’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차세대 휘트니 휴스턴’이 아니겠냐고 이야기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차세대 셀렌 디온’을 언급했다.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 그리고 셀린 디온이 보통 어떤 경우에 인구에 회자되는 ‘슈퍼 심볼’들인지를 상기하자면 우리는 결국 이 모든 뜨거운 말들의 향연이 어디로 열렬히 수렴하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과연 85년생, 이제 스물 셋의 그녀에게 얼만큼 출중한 자질이 있길래 감히 머라이어, 감히 휘트니, 그리고 감히 셀린의 존함이 언급되는 것인가.

  최근 많은 신예들이 그러하듯 그녀의 자질 역시 영국의 TV 오디션 프로그램 ‘X-Factor’를 통해 음악적 검증과 대중적 검증을 패스트 트랙으로 끝마친 상태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현존 최고의 디바들을 디바로 만든 노래를 모든 영국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것도 꽤 훌륭하게 재현해냈다는 얘기다.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1992)’도 불렀고, 머라이어 캐리의 ‘Without You (1993)’도 불렀다. 또 휘트니 휴스턴의 ‘I Have Nothing (1992)’과 셀린 디온의 ‘All by Myself (1996)’도 불렀다. 보컬 텍스트의 고전격인 주디 갈랜드의 ‘Over the Rainbow (1939)’를 소화했고 파이널에선 파워 발라드 중 비교적 근작이라할 켈리 클락슨의 ‘Moments Like This (2002)’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의 컨셉트가 어느 쪽으로 특화되며 다듬어져 왔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TV 오디션 쇼의 모든 참가자가 나름의 컨셉트를 가지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지만 (일례로 그녀와 파이날까지 경합한 레이먼드 퀸의 컨셉트는 '리틀 프랭크 시나트라'였던 것처럼) 레오나의 경우 단 한번도 탈락 위기에 몰리지 않고 우승까지 달려올만큼 군계일학의 재능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녀는 '디바가 있어 우리를 지켜주던 그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애뜻한 뭔가를 가지고 있었다. (머라이어와 휘트니가 용트림하며 맞붙던 그 시절에는 얼마나 많은 예비 디바들이 언젠가 승천을 꿈꾸며 소(沼)를 달구고 있었던가!)

  하지만 우려점도 있다. 레오나는 최근 가장 돋보이는 신성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차세대’의 딱지를 떼어주자는 주장은 섣부르게 들린다. 충분한 가능성과 충분한 미디어의 지원이 결과적으로 충분한 숫자를 만들어 내었음에도 (20여개국에서 싱글 차트 1위, 총 앨범 세일즈 4백만장) 뭔가 낙관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보인다. 첫째로는 물론 전세계적인 메가 히트 싱글이 된 ‘Bleeding Love’가 보여준 좋은 징후가 다음 앨범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Bleeding Love’의 연쇄 반응을 업고도 두 번째 싱글 ‘Better in Time’과 파워 발라드 ‘Footprints in the Sand’ 의 조합으로 과거 전설적인 디바들처럼 ‘비상식적 차트 평정’까지 이뤄내지 못했음은 아쉬운 일이다. 둘째로는 그 시절과 판이하게 달라진 시장의 장르 선호도도 관건이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가창력에 대한 의문 부호 또한 일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마지막으로는 시장에서 비슷한 포지션을 점유하는 라이벌이 등장해야 완성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혼자 아무리 용을 써본들 결국 한계가 있다. 피 튀기는 접전으로 때로는 같이 흥하고 가끔은 같이 망하는 (머라이어에게 휘트니, 휘트니에게 머라이어가 있었던 것처럼'웬 유 빌립'적 공동 운명체가 없이는 대중들이 사랑할만한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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