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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 위켄드 업데이트

낙농콩단/Season 6-10 (2006-2010)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7.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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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톰 말토우(Tom Martow), 그리고 제 옆에는 제 코-앵커 월터 멜론(Walter Mellon)이 있습니다. 2007년 4월 마지막 주 ‘위켄드 업데이트.’ 지금 시작합니다.

  첫 소식입니다. 많은 분들이 80년대 폭발적으로 유행했던 “기상청 운동회 우천으로 취소되다: 농담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 일어났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시간당 100 밀리리터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졌던 오늘, 실은 기상청 야유회 날이었습니다. 이번 야유회는 부산지방기상청, 광주지방기상청, 대전지방기상청, 강원지방기상청, 제주지방기상청, 항공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등 기상청 산하 모든 기관이 함께하는 일년에 단 한 번뿐인 행사로, 예보관들은 무려 일년 전부터 이 날짜를 잡기 위해 기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찔끔찔끔 비가 떨어지던 어제 저녁까지도 아침이 되면 활짝 개어 더 없이 화창한 날이 될 것이라 굳게 믿었기에 정성껏 김밥을 말고 사이다를 얼렸다고 하여 충격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전 K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역세권 회장의 두 아들이 주먹 다툼을 벌여 화제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 때 둘째 아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탈취 미수'라고 강하게 형을 비난하였는데요. 이 말이 개편된 국어 사전에 정식으로 포함되게 되었습니다. 새국어대사전 제 17개정판에 '경영권 탈취 미수'라는 용어는'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5촌 이내의 갑(甲)과 을(乙)이 서로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할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잘생긴 재벌 2세들과 그들의 족벌 기업이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점차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빈도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한편 얼마전 방한한 미국의 유명 스릴러 작가 톰 클랜시도 K그룹을 직접 방문, 그 상큼하고 앙큼한 표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자신의 차기작 제목으로 삼아도 되겠느냐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차기작은 한 다국적기업의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의 암투를 그린 작품으로 종전까지 구상하고 있던 제목은 ‘붉은 식스의 위험한 패트리어트 게임의 총합’이었다고 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그간 미스터리속의 인물로 추정되어왔던 ‘네티즌’의 정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질 전망입니다. 초등대학교 모텔경영학과 지대공 교수팀이 저명한 학술지 ‘내리쳐’ 5일자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네티즌’은 키가 훤칠하고 어깨통이 떠억 벌어졌으며 얼굴은 두툼하니 넓죽하고, 이마도 퍽 넓다고 합니다. 코는 자라병같고, 눈은 도야지눈, 손은 두꺼비 발을 닮았는데 무게는 있어 보여도 매초롬한 고운 태는 찾으려도 없으며, 딱장대에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이랍니다. 또한 이마는 여러 겹 주름이 잡혀 훨렁 벗겨졌는데, 뾰족한 입을 앙다물고 돋보기 너머로 쌀쌀한 눈이 노릴 때엔 오싹하게마저 느껴진다는군요. 앞으로는 언론에서 ‘네티즌들에 따르면’, ‘네티즌 사이에서도’,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혹은 ‘네티즌들의 맹렬한 비난을'이라는 막연한 표현을 사용했을 때 보다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될 수 있게될 것이라고 지대공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포도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유범 전 의원이 역시 유력한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무가당'의 최돈호 의원에게 옥시크린을 들이붓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에 임의 연행된 박 전의원은 '도대체 왜 그랬냐?'는 주변의 물음에 대해 '찌뜬 때는 벗겨내고 색깔 옷은 더 선명하게 만드는게 옥시크린 아니냐? 최 후보의 진짜 색깔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었다'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한편 삼성의료원으로 호송된 최 후보는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 후보의 색깔검증을 이겨냈으니 이제는 거리낄 것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옥시크린의 제조사 ㈜옥시 레킷벤키저는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이 불행한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양당 중 어느 쪽이 다음 정권을 잡든 이 사실만은 꼭 알아달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영화배우 유석미 씨가 얼마 전 세계 3대 산악 영화제 중 하나인 지리산 영화제에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충격적 패션에 사람들은 '최고다', '아름답다', '용기가 대단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몸의 굴곡이 완연하게 드러나는 민망함에 '지나치다', '좀 심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시민단체들은 미성년자 보호 차원에서 언론이 유씨의 사진 유포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한편 유씨는 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관객 인기상', 그리고 '패셔니스타상'의 3관왕 영예를 차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적 남자 배우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지금 종로 보신각 앞에서 ‘애삼남’을 규탄하는 여성 단체들의 긴급 게릴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애삼남’이란 얼마전 출산문제를 다룬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두 명은 너무 적구요. 의무적으로 세 명이면 좋을 것 같아요. 나라지키는 대신에 애 낳는건데 두 명씩 낳아서 뭘 하겠어요? 두 명이 애를 두 명 키우면 달라지는게 없잖아요.” 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20대 남성입니다. 시위자들은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생각하는 전근대적이고 폭력적인 사고방식이야말로 양성평등을 요원하게 하는 근본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성가족부 산하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는 조금 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 남성을 “2년은 너무 짧구요. 3년이면 좋을 것 같아요. 나라지키려고 군대가는건데 18개월 해서 뭘 배우겠어요?”라는 인터뷰로 화제가 된 ‘군삼녀’와 맺어주는 안건을 추진중임을 밝혔습니다. 이에 딱장대에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님 네티즌들은 "아사달과 아사녀,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이렇게 잘 어울리는 쌍은 처음이다.", “두 연놈이 같이 살면 정말 볼만하겠다.”, “여성가족부가 여태껏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다.”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동아시아폐암학회의 회장이자 대한의료원의 진료과장인 강건신 교수가 폐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교수는 그동안 폐암 극복의 선봉장을 자처하며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뛰어난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기에 충격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강 교수는 하루에 꼬박꼬박 담배 네 갑 이상을 피우는 골초 중의 골초로 알려졌는데요. 심지어 폐암 환자의 수술을 마치고도 병원 옥상에 숨어서 몰래 발암물질 막대를 뻐끔거릴만큼 니코틴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강 교수는 자신의 폐암과 담배 사이의 연관관계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그를 진단한 전문가 대부분이 강 교수의 상태가 악화된 근본 원인으로 당연히 담배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의 지인들 역시 "그러지 않아도 그가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이 항상 걱정스러웠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대한기술연구원의 나노분과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접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나노분과위원회의 과장 초대졸 씨가 과학고 영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던 중에 벌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나노기술을 이용한 발명품이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애플의 ‘아이팟 나노’다"라는 발언이 문제였습니다. 청강생의 일부가 휴대용 캠코더를 통해 이 장면을 녹화하여 유투브에 올렸던 것이 기록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였던 것입니다. 이 동영상을 감상한 딱장대에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인 네티즌들은 “'아이팟 나노’가 나노기술을 이용한 발명품이라면 ‘아이팟 클래식’은 클래식기술을 이용한 발명품인가?"라며 조롱하는 한편, "이 동영상이 해외 네티즌들에게 퍼지면 국가적 망신일 것이다"라며 우려의 반응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80년대 폭발적으로 유행했던 ‘니 똥 칼라 똥’ 농담 기억하실 겁니다. 헌데 정말로 대변 색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하여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자유자재로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심지어 무지개색으로까지 배변을 조절해내는 남자의 영상이 지난 17일 유튜브 코리아에 공개되었습니다. 일부 "더럽다"는 반응 속에서도 이 영상의 조회수는 180만 건에 이르는 등 무서운 돌풍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영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어도 촬영된 이후에 리터칭 작업은 없었던 것으로 판독이 되었습니다. 관계당국에서는 이 영상이 공서양속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면서도 이를 제재하려는 움직임이 자칫 인터넷 공간을 규제하려는 음모로 오해받을까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한편 인터넷표현자유연대에서는 "똥이든 된장이든 어쨌든 온라인 공간의 자유는 가능한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이름난 마동탁 씨가 어젯밤 시내 한 야구 연습장에서 난동을 부려 인근 경찰서로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목격자에 의하면 마씨는 배트를 풀 스윙으로 휘둘러 야구 연습장 기물을 파손하고, 이동국이 울고 갈 정도의 강한 킥으로 피칭머신을 걷어찼다고 합니다. 경찰에서 마씨는 “내가 통산 BB/K (볼넷 대 삼진 비율, 그 BBK 아님)이 1.87이다. 신이 내린 선구안이란 얘기다. 그런데 한낱 동네 야구 연습장 피칭 머신한테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래서 너무 흥분했던 것 같다” 라고 소란을 피운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한 마씨는 “어쨌건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내가 저지른 일로 피해 입으신 분들께는 배상하겠다”라고 반성의 뜻을 표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마씨의 주머니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남김없이 압수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해왔고, 한국야구위원회(KBO) 또한 마씨의 징계 여부를 놓고 밤샘 회의를 거듭하며 고민중이라는 이야기를 알려왔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국내 최대의 채식주의단체 ‘웰던 (Well-Done)’을 둘러싼 송사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2월 30일 이들의 연말 회식 자리의 메뉴가 삼겹살에 소주였던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도부가 임의로 정한 회식 메뉴에 격분한 이에 이들은 “우리 안에 과격육식원리주의자들이 심어놓은 끄나풀이 있을 것이다”라는 강경파와 “회식인데 뭐 어때? 육식주의자들도 회식 때 상추랑 깻잎은 먹잖아”라는 온건파로 분열하였습니다. 이에 강경파는 온건파를 ‘육식주의세력의 첩자(소위 육첩)’로 몰았고 온건파 또한 강경파를 ‘미친 꼴통 분리주의자(소위 미꼴분)’로 규정하면서 사건이 커졌습니다. 이후 육류유통협회와 관계를 맺어온 핵심 인사들의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현재 이들의 계파 경쟁은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웰던’이 두 단체로 쪼개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으면서도, 그런 경우 채식주의의 범위가 재정의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 또한 더욱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앞으로는 방송예술인의 예명 및 그룹명으로 자연대상물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될 전망입니다. 이제까지 허용되어 사용해왔던 경우에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 가능하면 예명 및 그룹명을 바꾸도록 권고 조치가 내려질 예정입니다. 이는 비, 별, 노을, 바다, 바다새, 진주, 거미, 거북이, 아담, 이브, 해바라기, 들국화, 산울림, 나팔꽃, 카라 등의 인터넷 검색 결과 대부분이 가수 사진이라는 점에서 일반의 정보 접근성이 과도하게 제한받고 있다는 불만이 처음으로 받아들여진 사례로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립니다. 신학과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28세 A씨는 “자연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리스 신화에 관한 논문을 쓰려고 자료를 검색하면 댄스 그룹 ‘신화’ 사진만 줄줄이 뜬다. 그래서 졸업 논문 주제를 티베트 신화로 바꿨는데, 그래도 검색하면 댄스 그룹 ‘신화’ 사진만 줄줄이 뜬다”라며 자연물 이상의 더욱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였습니다. 반면에 모 인기 댄스 그룹 팬클럽의 시삽 및 총무를 겸하고 있는 25세 B씨는 “예명, 그룹명은 엄연한 창작 영역의 일부인데 거기까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대 입장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한편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조치에 열렬한 환영의 뜻을 나타내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인디 뮤지션으로 알려진 ‘나인디 밴드’가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는 소식입니다. 과거 90학번 주축의 포크 밴드로 알려졌던 이들은 멤버 전원을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90년생 주축의 평균 연령 17.8세 여고생 그룹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텔레비젼에 나와 깜찍한 율동에 맞춰 후크 송을 부르는 한편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여 "우리는 인디 나부랭이에요"라는 자조적 개그를 구사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광고 모델 제의 또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더이상 인디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이들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아마도 나인디 밴드>의 리더 에밀리양의 대답입니다) "인디는 텔레비젼 출연 여부나 어떤 장르의 노래를 소화하느냐에 다라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다만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게 인디의 정신으로 음악을 만들고 부르기 때문에 당연히 인디 밴드가 맞아요." 이들은 앞으로도 예능 프로그램 및 상업 광고에 적극 출연함으로써, 일백퍼센트 순수 홈레코딩 및 자체 퍼블리싱을 통해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금전적 여력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의 실용적 변신은 많은 인디 밴드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인기 텔레비젼 프로그램 ‘소비자 주권’을 다들 아실 겁니다. 날카롭고 예리한 폭로적 취재로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인데요. 한때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면서 많은 기업 관계자 및 자영업자들에게 저승사자 같은 프로그램으로 여겨질만큼 막강한 힘을 자랑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어찌된 일인지 최근 많은 직장인들의 시청이 어려운 평일 다섯시로 방송 시간이 변경되었는데요. 또다른 악재가 하나 더 겹쳤습니다. 경쟁 방송국에서 가을 개편에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 ‘시청자 주권’에서 첫 회에 ‘소비자 주권’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시청자 주권'은 날카롭고 예리한 폭로적 취재로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단 취지로 기획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풍노도 책임 PD는 ‘소비자 주권’이 교묘하게 덫을 놓아 많은 기업가 및 자영업자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소비자 주권'의 해일속 CP는 "시청자의 이름을 팔아 물타기를 하지 말라. 불량 생산자들의 사주를 받지 않은 이상 그런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라고 강하게 반박을 하였습니다. ‘소비자 주권’은 이에 대응하고자 불량 생산자들이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소비자를 현혹하는지에 대한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비자 주권’과 ‘시청자 주권'는 각각 상대 프로그램의 해당 방송분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라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방송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아마도 그 시각에 ‘미스터 빈’ 재방송과 ‘톰과 제리’ 재방송이 대신 방송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적인 반전운동가로 알려진 에드워드 박씨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포 2세 출신으로 미국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적인 반전운동연대 ‘피스 & 피스’에서 활약했던 에드워드 박씨가 아버지의 나라, 한국 땅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 팔월. 그때부터 박씨는 전국을 누비며 국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반전평화의 메세지를 전했습니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17일.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동동방송과의 인터뷰 장면에 엑스박스 게임기와 인기 FPS 게임 ‘콜 오브 듀티’의 소프트웨어 타이틀이 잡힌 것을 딱장대에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인 네티즌들이 포착해내면서부터입니다. ‘콜 오브 듀티’는 세계 2차대전을 무대로 한 미국 엑티비젼사의 전쟁게임입니다. 네티즌들은 "집에서 전쟁게임을 즐기는 반전평화운동가가 세상천지에 어디있느냐"며 그의 자질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으며, 아고라 청원방을 통해 그의 추방을 지지하는 투표를 벌이고 있습니다. 박씨측은 논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일단 이번 달 말까지 계획된 강연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그 외의 거취 문제는 차후에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초등대학교 정치공학과 지대공 교수가 긴급 체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지대공 교수는 세계 최초로 완벽한 '장관형 로보트'를 개발한 장본인으로 세계인명사전 ‘후즈 왓(Who’s What)’에 등재되기도 했던 인물인데요. 지교수는 이 로보트를 대량으로 생산, 공직에 진출시킴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교수가 제안한 이 '장관형 로보트'는 크게 A타입과 B타입으로 나누어집니다. A타입은 기업가 출신으로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와 탈세를, B타입은 학자 출신으로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와 논문표절 및 논문자기복제의 이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A타입과 B타입의 공통분모도 있는데요. 첫째는 본인 혹은 아들의 병역면제입니다. 둘째는 본인 혹은 아들의 이중국적이고요. 셋째는 건망증이며, 넷째는 본래 도덕적이고 선한 사람이었기에 정말 나쁜 대리인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지교수는 "이만하면 청문회 통과는 당근 따 놓은 당상일 것이다"라고 자평하였던 바 있습니다. 또한 “여당과 야당과 포도당과 무가당과 올리고당을 가리지 않고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배포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유명 프리미엄 먹는샘물들이 실제 취수지와 다른 지역을 연상시키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여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강원도 평창군의 물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500 밀리리터에 1,900원짜리 A사의 프리미엄 생수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취수지는 전남 구례군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500 밀리리터에 2,100원짜리 B사의 특급프리미엄 생수 ‘청산별곡’의 실제 취수지는 깊은 산 속 맑은 계곡이 아닌 해양 심층이라고 합니다. 또한 반대로 500 밀리리터에 2,800원짜리 C사의 초특급 프리미엄 생수 ‘프린스 마린’의 실제 취수지는 햇볕이 미치지 못하는 200 미터 이하의 깊은 바닷 속이 아닌 휴화산 계곡의 광천수라고 합니다. 심지어 500 밀리리터에 3,200원짜리 D사의 울트라특급 프리미엄 생수 ‘비바 알프스’의 실제 취수지는 해발 사천미터 고지의 자연 여과된 만년설이 아닌 강원도 평창군의 약수라고 합니다. 지난 2005년 이미 3,000억원 규모를 넘어선 먹는 샘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관계 당국에서는 "그러니까 누누이 강조했다시피 먹는 샘물이 수돗물보다 나을 것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는 후문입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태국 최대의 워드프로세서 생산업체인 ‘타이와 컴퓨터'가 간담회를 열고 '제 2의 탄생'을 선언하였습니다. 이들은 올해말 '타이 2010'의 런칭을 앞두고 단순 워드프로세서 제작사로 여겨졌던 기존의 인식을 극복하고 토탈 사무용 S/W 개발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목표를 천명하였습니다. ‘타이와 컴퓨터’는 대한민국의 ‘한글과 컴퓨터’와 더불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하다시피하는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에서 자국 시장을 지켜내고 있는 세계 몇 안되는 기업입니다. 과거 몇 번의 부도 위기를 넘기면서도 우리 말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태국 왕족 및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어렵게 명맥을 이어 오늘과 같은 위치에 이르렀는데요. 많은 국민들이 장하다고 응원하는 가운데 몇몇 단체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태국 최대의 공무원/사무직 커뮤니티 <지가 좀 배워서 지가 만들지>에서는 "워드프로세서 하나만으로도 우리 인생 충분히 골치 아프다"며 일단 워드에 표수식 편집기나 제대로 넣어달라는 논평을 내었습니다. 또한 태국 대학원생 혈맹 <교수님, 제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해주세요>도 "컴퓨터 따라 페이지 편집이 달라지는 탓에 우리가 흘린 눈물이 타이만을 매울 정도다"라며 우려를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전국 행정병 연합 <그건 기술 오류이지 말입니다> 역시 "세계에 나라가 230여개 되는데 나라도 작은 우리가 꼭 마이크로소프트에 맞서 싸워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은 뭐 원래 그렇습니다. ‘네이버’보다는 조금 낫지만 여전히 그렇습니다. 오늘도 텔레비젼의 방송 편성표에 따라 베스트가 점령됩니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추천수가 좌우됩니다. ① "아무개/ A프로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② "아무개/ B프로가 씁쓸한 이유", ③ "아무개/ C프로, 성공할 수 있을까?", ④ "아무개/ D프로 무엇부터 바꿔라" - 너무들 똑같아서 무슨 제목 붙이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텔레비젼과 연예인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이렇게나 많은 걸까요? 특히 문화/연예 카테고리에서는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오직 '연예'와 연예의 오기로의 '연애'만 남았을 뿐입니다. 문장력이나 구성력과는 상관없이 전적으로 소재나 순발력나 발행 양에 좌우되는 시스템입니다. 새로운 포스트가 없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포스트가 난무합니다. 독창적인 포스트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적당히 사람들 입맛만 맞춰주는 쪽이 훨씬 더 쉽고 간단하게 추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오로지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보길 원한다고 하는데요. 어쩌면 그것이 오늘날 현존하는 거의 모든 메타 블로그가 제 고유의 동작을 상실한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07년 4월 마지막주 위켄드 업데이트.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 여기까지고요, 이 방송은 방금 신나게 대놓고 조롱한 ‘다음’에도 송고됩니다. 왜냐고요? 저희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부디 편안한 밤 되십시오.

(200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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