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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2019)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2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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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바로 이런 경우가 이상적인 헐리우드 영화의 본보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화 소재는 흥미롭고 시나리오는 (문자 그대로) 교과서적이다. 연출은 너무도 편안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은 안정적이다. 1960년대 중반이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물들의 목표나 생각은 우직하며 발산하는 에너지는 정직하다. 명쾌한 선악 구도는 정직한 카타르시스로 관객을 인도한다. 실화에 바탕한 전기 영화라는 점에서 드러나는 인생의 아이러니는 덤이다. 물론 이러한 스타일이 주는 만족감은 분명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하던 주류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보아오던 것이며 1950년 전후로 태어난 감독들이 90년대 전후로 만들어낸 르네상스 시절을 연상케하는 것이다. 그 다음 세대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맨골드에게도 당연히 그런 자장으로부터 흡수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정작 이 작품은 초고속 레이싱을 다루고 한술 더 떠 레드라인을 넘나들기까지 하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마음이 편안할 수가 없으니 진정 이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르망 24에서 페라리 레이싱 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포드의 (정확히 말하면 캐롤 셀비와 켄 마일즈의 레이싱 팀의) 불가능한 미션을 다루는 이 작품은 그래서 성공적이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동시에 딱 그만큼만 성공적이라는 뜻도 된다. 과거의 관객들은 오늘의 관객들보다 이런 작품을 더 좋아했다.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아쉬움은 성적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북미 1억 달러라는 중요한 마일스톤을 넘기기는 했으나 맷 데이먼과 크리스천 베일의 티켓 파워를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성적표는 아니다. 소재면에서 비교 대상이 될만한 ‘러쉬 (론 하워드, 2013)’보다 3배에 가까운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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