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베스의 비극 (The Tragedy of Macbeth, 2021) B평
김영준 (James Kim)
남자의 야망에 불을 당기는 세 마녀의 예언이 그와 그의 아내를 권력의 추월 차선으로 인도하여 끝내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모두가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 비극의 재구성이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은 1948년 오손 웰스 버전 이래로 드물게 미국인 배우들이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한다는 점 때문일 것이고 시대적 배경을 그대로 유지한 스코틀랜드 무대의 이야기에서 맥베스와 맥더프 등 주요 캐릭터의 상당수를 흑인 배우들이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설정이 하나 있다. 극 중 로드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가 마치 노부부처럼 보인다는 (이 부부로 분한 어워드 레벨의 파트너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각각 60대 후반과 60대 중반의 배우들이다) 사실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