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블리 (De-lovely, 2004) B평
김영준 (James Kim)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라고 일컫던 시기에 유명 작곡가의 전기 뮤지컬 영화는 지금의 프랜차이즈 시리즈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농담이 아니다. 정말이다. 지금의 수퍼히어로 프랜차이즈와 같이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갔다. 제롬 컨, 리처드 로저스, 로렌즈 하트, 오스카 해머스타인, 어빙 벌린, 조지와 이라 거쉬인, 그리고 콜 포터. 그러다 보면 두 작곡가가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의 묘사도 종종 등장하는데 (“혹시 선생님 존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 “리처드 로저스요.”) 지금으로 치면 거의 스티브 로저스와 토니 스타크가 처음 만나는 장면처럼 가슴 떨리고 웅장하여 현기증마저 난다. 물론 이런 작품들의 본질적인 한계는 주크 박스 뮤지컬이라는 태생적 제약에 있다. 나아가 곡의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