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B평
김영준 (James Kim)
고전의 묵은 향과 오늘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다른 결로 엮일 수 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 정도를 제외하면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거의 흠이 없는 작품이다. 기이할 정도의 선의와 온기로 가득찬 인물들이 불편하지만 않는다면 (아시다시피 이는 많은 현대인들이 시달리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모두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긴장이 늘어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부드럽고 섬세한 세공 덕분이다. 순간적으로 그레타 거윅의 전작들을 연상하게 하는 순간들에서 짐작이 가능하듯, 최근 그녀의 성취는 조금 더 온당한 조명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한가지 꼭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퍼즐 조각처럼 꼭 맞아들어가는 캐스팅이다. 물론 어지간히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