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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리턴즈 (Mary Poppins Returns, 2018)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9.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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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봐서 참 좋지만 얼굴이 좀 변했어요, 메리 포핀스! (목소리도 너무 걸걸하고요!)


  먼저 솔직하게 고백해야겠다. '메리 포핀스 (로버트 스티븐슨, 1964)’ 이후 무려 55년만에 등장한 이 메리 포핀스 속편을 그동안 얼마나 고대해왔는지. 월트 디즈니 픽쳐스가 제작을 발표한 이후부터 내내 설레어 개봉만을 기다려 왔다. 물론 예상 가능한 장애물은 있었다. 먼저 속편이라는 이름의 저주. 그리고 줄리 앤드류스를 다시 데려올 방법이 없다는 점. 약간 더 솔직해지지면 에밀리 블런트가 메리 포핀스라는 점에 대해서는 미스 캐스팅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녀는 매력적인 배우지만 메리 포핀스 역할에 어울리냐는 점에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개인적인 바람은 크리스틴 벨이었는데 (그녀는 메리 포핀스로 분한 짧은 코미디 클립을 촬영한 적이 있었고, 외모도 줄리 앤드류스가 분했던 메리 포핀스와 상당히 닮았으며, 결정적으로 현재 활동하는 여배우 중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 목소리를 가졌다) 영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트위터가 불소나기를 맞았을테니 뭐 아쉬워도 방법이 없는 일이기는 하다.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 55년만의 속편이 전작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속편은 전작과 유사성을 지닌다. 그렇지 않은가? (음… ’레옹 2’를 제외하면?)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새삼스럽게 구조적 유사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인가. 그 이유는 다음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항목 오리지널 (1964) 리턴즈 (2018) 비고
기둥서방(?) 등장 3분경
(굴뚝청소부 버트)
1분경
(램프라이터 잭)
1일차
붐 제독의 첫번째 발포 11분 40초경 12분경
메리 포핀스 화려한 등장 23분 50초경 21분 30초경
메리 포핀스의 첫번째 노래
(요술로 아이들 홀리기)
32분경 ~ 36분경
("A Spoonful of Sugar")
28분경 ~ 33분경
("Can You Imagine That?")
그림 속으로의 모험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결합)
41분경 ~ 61분경
(약 20분 소요)
42분경 ~ 57분경
(약 15분 소요)
메리 포핀스의 두번째 노래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44분경 ~ 47분경
("Jolly Holliday")
45분경 ~ 48분경
("The Royal Doulton Music Hall")
기둥 서방의 개인기 대방출
(춤과 랩)
48분경
(이것이 딕 반 다이크 쇼다!)
51분경
(내가 바로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메리 포핀스의 세번째 노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앞 공연)
57분경 ~ 59분경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
49분경 ~ 53분경
("Cover is not the Book")
메리 포핀스의 네번째 노래
(자장가 솔로 1)
62분경 ~ 63분경
("Stay Awake")
59분경 ~ 62분경
("The Place Where Lost Things Go")
붐 제독의 두번째 발포 67분경 66분경 2일차
뱅크스 아이들과의 외출 68분경 66분경
괴짜 친척집네 방문 69분경 ~ 78분경
(약 19분 소요)
67분경 ~ 75분경
(약 18분 소요)
고용주와의 갈등 80분경 92분경
메리 포핀스의 네번째 노래
(자장가 솔로 2)
84분경
("Feed the Birds")
-
아이들의 은행 방문 89분경 77분경 3일차
은행가에 맞서는 아이들 94분경 79분경
직무 체험 삶의 현장
(앳 유어 서비스!)
101분경
("Chim Chim Cher-ee")
83분
("Trip a Little Light Fantastic")
기둥 서방과 동료들의 떼창 떼춤 107분경 ~ 116분경 86분경 ~ 91분경
뱅크스 집안 재정 문제 해결 126분경 113분경
다시 화목해진 뱅크스 가족의 아웃팅 133분경
(그룹 연날리기)
115분경
(그룹 풍선날리기)
4일차
메리 포핀스의 자진 퇴직 137분경 120분경
총 러닝타임 139분 131분
(*123분부터 크레디트)
(-13분)

 

  이는 이 작품이 얼마나 55년만의 속편이라는 성격에 충실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놀라울만큼 안전 지향적인 전략을 취했음을 보여준다. 언제나 그렇지만 롭 마샬은 극도로 어려운 미션을 꽤 준수하게 해내기는 한다. 늘 잘해야 본전인 게임을 골라 뛰어드는 이상한 성향 때문에 괜히 욕을 먹는 경향이 있다. ‘시카고(롭 마샬, 2002)’나 ‘나인(롭 마샬, 2009)’ 혹은 ‘인투 더 우즈 (롭 마샬, 2014)’등의 사례들 - 이 대단한 뮤지컬의 스테이지 공연을 보고 매료되었던 사람들은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든 어차피 영화라는 포맷 자체에 절대 만족할 수가 없다. 약간 경우가 다르지만 ‘메리포핀스’도 마찬가지다. 뮤지컬 영화 역사의 상징적인 마일스톤 중의 하나이자 전설적인 줄리 앤드류스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속편은 애초에 어려운 작업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좋은 점이 없지는 않다. 첫째는 마크 샤이먼이 빚어낸 (셔먼 브라더스 뺨 치는) 매력적인 뮤지컬 넘버들의 구성이다. 둘째는 상기표와 같은 보수적 구성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과 리턴즈의 연계성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작품 본연의 주제를 정확하게 되살려 내기는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오리지널의 딕 반 다이크 재등장이라는 강력한 우대권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물론 요즘 반칙 캐릭터해도 과언이 아닐 린 마누엘 미란다의 눈부신 활약이다. 비록 흥행 성적이나 평가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네 가지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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