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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스토리 라이브 (A Christmas Story Live!, 2017)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8.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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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 TV 뮤지컬은 어느새 되살아난 홀리데이 전통이 된 것처럼 보인다. 비록 스크린에 비해 텔레비젼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본질적인 한계와 스테이지의 성공한 원작과의 엄격한 비교로 인하여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때가 되면 은근히 기다리게 되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2013년 12월 5일 NBC의 야심찬 프로젝트 ‘The Sound of Music Live! (롭 애쉬포드 & 베스 매카시-밀러, 2013)’가 포문을 연 이후로 ‘Peter Pan Live! (롭 애쉬포드 & 글렌 바이즈, 2014)’’The Wiz Live! (케니 레온 & 매튜 다이아몬드, 2015),’ 그리고 ‘Hairspray Live! (케니 레온 & 알렉스 루드진스키, 2016)’‘Jesus Christ Superstar Live in Concert (데이비드 르보우스 & 알렉스 루드진스키, 2018)’ 등이 이어졌으며 이후 FOX까지 가세하여 ‘Grease: Live (토마스 카일 & 알렉스 루드진스키, 2016)’‘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Let's Do the Time Warp Again (케니 오르테가, 2016)’를 시도하였고 이 작품 ‘A Christmas Story Live! (스콧 엘리스 & 알렉스 루드진스키, 2017)’까지 이어졌다. 현재 NBC는 1967년 초연된 락 뮤지컬의 효시 ‘Hair’를 FOX는 1994년 초연된 조너선 라슨의 ’Rent’를 각각 다음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작품 ‘A Christmas Story Live!’는 상당히 의외의 선택처럼 보인다. 물론 브로드웨이에 올라갔고 67회 토니상에 노미네이트도 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리지널 뮤지컬이 제작된지 채 5년 남짓(초기 프로덕션까지 카운트하여도 7년)밖에 되지 않은 작품이다. 어떤 기준으로도 전술한 전설적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여지는 없어 보인다. 또한 아직 방송사들이 TV 뮤지컬로 손을 대지 않은 수많은 걸작들에 앞서서 선택될 이유 또한 없어보인다. 그나마 이유를 찾자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소재가 홀리데이 시즌에 잘 어울린다는 점, 요즘 최고의 상종가를 올리는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의 메이저 리그 입봉작이라는 점 정도랄까.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의 내용이 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부분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BB총(정확히는 레드 라이더 칼빈 액션 200-샷 레인지 모델 에어 라이플)을 간절하게 원하는 1940년대 중서부 마을의 소년의 이야기는 달라진 시대의 달라진 기준으로 보기에는 조금 민망스럽고 조금 위험하며 조금 불편하기까지 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 뮤지컬은 진 세퍼드의 1966년 단편소설과 그것을 스크린으로 옮긴 1983년의 영화에 기초하고 있는데 정작 1980년대에도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 외에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니 하물며 2010년대의 시선으로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번 라이브 TV 뮤지컬 버전에 한정하여 놓고 보면 주인공 랄피 파커 역할을 맡은 소년의 과장된 연기는 마치 이 작품을 ‘윌리 웡카와 초콜렛 공장 (멜 스튜어트, 1971)’의 다크 유니버스 버전처럼 느껴지게 하며, 마야 루돌프를 포함한 대부분 성인 배우들의 연기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 와중에 랄피의 담임 선생님 역의 제인 크라코스키와 슈왈츠 부인 역의 아나 가스테이어, 두 스테이지 베테랑들만이 신들린 무대를 뽐내며 제 몫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매튜 브로데릭. 현 세대 브로드웨이 최고 스타 중 한 사람을 불러다가 사실상의 나레이터 역할만 시켰다고? 그건 마치 저스틴 벌랜더가 ‘슈퍼컷’에서 이발하고 왔다는 소리만큼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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