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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 (Rocketman, 2019)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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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몇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첫째, 살아있는 인물의 전기 영화를 만드는 것은 까다롭다. 특히 전문 작가가 공들여 조사하고 집필한 좋은 바이오그래피를 원작으로 하지 않다면 더욱 그렇다. 둘째, 실제 뮤지션을 주인공으로 히트송을 나열하는 쥬크 박스 뮤지컬을 만드는 것도 까다롭다. 해당 뮤지션의 연대기와 히트송 리스트를 따라가면서도 공연 실황이나 뮤직 다큐멘터리, 혹은 뮤직비디오 모음과 무엇이 다른가를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엘튼 존의 전기 영화로 쥬크박스 뮤지컬의 포맷을 취한 2019년작 ‘로켓맨’은 두 가지 위험 요소가 겹칠 때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 심지어 '살아있는 전설’이 설립한 영화사에 의해 영화가 만들어졌으며 당사자가 제작에 관여했다. 이후 스테이지 각색을 염두에 두고 (제 2의 ‘빌리 엘리어트’랄까?) 부분적으로 실험을 하는 듯한 부분도 보인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정말 ‘부분적으로’만 했다는 점에 있다.) 커리어가 너무 화려하고 히트송이 너무 많은 것도 이런 경우에는 문제다. 그의 모든 정규앨범과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공연 실황 DVD를 수집한 팬심으로 보기에도 객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혹은 감정이입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싶은 순간이 있고, 선곡이야 당연히 불만이 있을 이유가 없지만 선곡과 연결하여 장면을 연출한 방식은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의 편차가 지나치게 크다.


  오히려 이 작품의 좋은 점은 의외의 지점에서 발견된다. 솔직히 고백하면 테런 에저튼의 캐스팅을 상당히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연기가 이 작품의 ‘와우 팩터’다. 영화 초반부에는 (기대치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그저 상대적으로 괜찮게 보이는 효과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후반부 쯤에는 다른 배우가 했어도 이만큼 해내기 어려웠을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그는 성공적으로 (젊은 시절의) 엘튼 존으로 변신하였고 그 결과는 공들인 의상 소품과 놀라운 분장 기술, 혹은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만으로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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