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웬 아임 에이티-포
by 김영준 (James Kim)내가 나이가 들고 머리숱이 적어지면, 지금부터 아주 먼 미래에 말이야.
그때도 나랑 같이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줄래?
등산복 입고 어르신 교통카드로 말이야.
노약자석 젊은 애들 혼내주고, 남들 일에 나서 참견할 때도,
나랑 함께 할래? 나를 챙겨줄래?
내 나이 여든 넷이 되어도 말이야.
당신도 나이가 들겠지.
그리고 당신이 그 말을 해준다면, 나는 당신과 함께할꺼야.
나 꽤 쓸만할 수도 있어. 의식을 전이해서 새 몸을 입고, 우주개척연맹에 입대하면.
슈퍼맨처럼 뛰어다니며 외계인을 터뜨리겠지.
일요일 아침마다 순찰도 돌고.
뇌 도우미에, 똑똑한 피에, 뭘 더 바랄께 있겠어.
나랑 함께 할래? 나를 챙겨줄래?
내 나이 여든 넷이 되어도 말이야.
매 여름마다 우린 진격 작전을 펼치겠지.
르레인지 콘순지 호전적 외계인을 상대로.
구름처럼 몰려 오는 놈들을 베어넘기다 수세에 몰리면
무릎 아래로는 사라진 베라, 척, 혹은 데이브를 들쳐업고 퇴각을 하겠지.
당신도 나이가 들겠지.
존 스칼지가 옳았을지 누가 알았겠어, 어쨌든 당신과 함께할꺼야.
나 꽤 쓸만할 수도 있어. 도마뱀 눈에 피부도 조금 초록색이기는 하겠지만.
관절염도 없고 요실금도 없는 완전 신상 모델이니까.
순양함을 몰고 다니며 외계인을 교란하겠지.
일요일 아침마다 예배당도 가고.
뇌 도우미에, 똑똑한 피에, 뭘 더 바랄께 있겠어.
나랑 함께 할래? 나를 챙겨줄래?
내 나이 여든 넷이 되어도 말이야.
매 여름마다 우린 진격 작전을 펼치겠지.
에네샨지 오빈인지 징그러운 외계인을 상대로.
구름처럼 몰려 오는 놈들을 피해 도망칠때면
베라, 척, 아니면 데이브랑 온천이나 다닐걸 후회도 되겠지.
엽서 한 장을 보내줘. 의식으로 전언을 보내든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말해줘.
뻔한 인사말은 치워버리고.
내게 답을 줘. 양식을 채워서.
영원히 간직할테니.
나랑 함께 할래? 나를 챙겨줄래?
내 나이 여든 넷이 되어도 말이야.
나랑 함께 할래? 나를 챙겨줄래?
내 나이 여든 넷이 되어도 말이야. 후!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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