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저작권 관련 공지

  지난 몇 년간 저작권 관련 공지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공지를 왜 올렸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왜 공지를 내렸는가 하는 부분인데, 솔직히 털어놓자면 좀 쪼다 같아 보일까봐 그랬다. 방문자들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 까탈스럽고 유난한 사람처럼 여겨질까 우려했던 탓이다. 하긴 믿음이 부족하기는 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서로 서로 믿고 존중하는 맛이 있어야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믿음의 결과는 언제나 어김없이 실망으로 돌아왔다.

 

  이제까지 이 블로그에 찾아온 위기가 아홉 번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아홉 번 모두 다 저작권 관련 문제로 시작되어 내게 치명적 내상을 입히고 끝났다. 상대방 또한 유쾌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이 당사자인 나만큼 고뇌하고 번민했으리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저작권 관련 문제이라는 표현은 아주 특수한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퍼가거나, 긁어가거나, 담아가거나, 혹은 스크랩해가거나 등에 해당하는 행위. 그 밖에 또 어떤 말로 미화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사실 굳이 막아놓은 것을 굳이 뚫어가며 '퍼가염♡' 혹은 '담아가염♡' 따위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미워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그 불굴의 의지를 높이 사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다. 아무튼 여기에 대한 나의 입장은 확고하다. 첫째, 사양하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사양하겠다는 말은 좋다는 뜻이 아니다. 싫다는 것이다. 싫은 걸 어떡하겠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자신이 내켜하지 않는 것들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정도는 내게도 있지 않은가 싶다. 그나마도 없다면 이 짓을 하고 있을 이유도 없다. 둘째, 우리 인터넷 환경을 염려하는 대승적 차원에 있어서도 이런 수준 블로그의 질 낮은 컨텐츠가 수 개 이상의 사이트 여기 저기에 중복 게재되어 있음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여기서 벌인 너저분한 일은 여기서 끝내고 치울 생각이니 그냥 믿고 예쁘게 지켜봐 주시라. 셋째, 마지막으로 저작물의 책임이 내 손을 벗어나는 점 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수정 혹은 삭제할 수 없는 곳에 나의 저작물이 게시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내가 접근할 수도 없는 곳에 나의 저작물이 게시되는 것 역시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고 일단 그런 일이 벌어진 다음에는 그 내용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방법도 없다. 따라서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블로그의 모든 창작 컨텐츠(낙서, 농담, 콩트, 단편 등)에 대한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않은 복제, 전재, 변조, 양도, 배포, 발췌 및 기타 이에 상응하는 행위는 정중하게 사양한다.

All the short stories and novella on this website are protected under the copyright laws; any unauthorized exhibition, distribution, reprinting, or copying of whole text or any parts of thereof is not allowed. The story, all names, characters, and incidents portrayed in these stories are fictitious. No identification with actual persons, living or deceased, is intended or should be inferred.

 

 

(2005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