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 대나무를 둘로 쪼개는 기세로 정면돌파하라
김영준 (James Kim)
다음은 삼십팔번 김유석(Kim, You Suck) 씨. 김유석씨 들어오세요. 유석은 반사적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먹이와 종소리를 동시에 기억해, 종소리만 들려도 먹이없이 침을 흘리는 그 개처럼 말이다. 파블로랬나. 파블로프랬나. 그 놈의 개처럼. 그는 황급히 상의 단추를 끼웠으며 바지에 묻은 하얀 실밥을 탁탁 털어냈다. 또한 넥타이를 반듯하게 고쳐 매었으며 거울도 없는데 거울이라도 있는듯 머리칼을 좌우로 단정하게 정리하였다. 하지만 외모의 말끔함과는 무관하게 어딘가 그는 적잖이 주눅이 들어보였다. 긴장 때문일까. 마른 침을 꿀떡 삼키고 그는 자길 호명했던 사람을 따라 '방'에 들어갔다. 그건 정말이지 '방'같은 것이어서 과연 아니 '방'일 수 없는 것이었다. 끼이익. 문에서는 백년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