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코닉 주니어 - Oh, My NOLA (2008) B평
by 김영준 (James Kim)고향에 바친다. 뉴올리언즈. 해리 코닉 주니어의 실제 고향이자 음악적 고향. 지난 2004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황폐화된 곳. 카트리나가 쓸어간 것은 비단 집과 사람과 농작물만이 아니었다. 동시에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자존심도 쓸려내려갔다. 오백여명이 사망하고 오천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 주로 농어업 종사자나 도시 저지대에 살 수밖에 없는 유색인종이 그 주된 피해의 대상이 되었다.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던 사람들의 마음 또한 거칠고 황폐하게 말라붙었다. 재즈의 본령(本領)에 닥친 불의의 재앙은 1990년대 최고의 재즈팝 키드 해리 코닉 주니어에게 한층 더 성숙한 시선을 갖게 했다. 이 앨범 <Oh, My NOLA>는 제목 그대로 NOLA, 그러니까 뉴올리언즈, 루이지애나에 바치는 작품이다. '위와 아래가 뒤집혀버린' 뉴올리언즈에 직접 다녀온 후 만든 머릿 곡 'All The People'을 필두로 뉴올리언즈에 적을 두고 있는 명곡들을 해리 코닉 빅밴드 스타일로 재구성했다. 마치 그와 그의 음악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마저도 모두 뉴올리언즈에 빚을 지고 있었음을 고백하는 듯 경건한 모양새다. 본래적으로 재즈 및 파생음악군은 희노애락을 긍정함에서 출발하는 자유롭고 낙천적 성격이 강하다. 해리 코닉 주니어 역시 지금의 고난을 극복하고 재건하여 예전 뉴올리언즈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며 희망을 노래한다.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이 앨범을 발매하는 날 해리 코닉 주니어는 마샬리스 레코드에서 보컬 앨범이 아닌 빅밴드 연주 앨범 <Chanson du Vieux Carre: Connick On Piano Vol.3>를 발표한다. Vieux Carre는 뉴올리언즈의 지명, 즉 Vieux Carre를 위한 노래라는 뜻이 되겠다.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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