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블랙리스트 (The Blacklist, NBC, 2013~ ) B평
김영준 (James Kim)
과거 프리미엄 케이블의 등장으로 한 번 위기를 맞았던 브로드캐스트 채널들은 COVID-19 팬더믹과 스트리머의 등장으로 급기야 코너에 몰린 모양새다. 무엇보다 완전히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 방영 프로그램의 총량은 무한에 가깝고 타임 슬롯과 시청률의 개념은 무의미해졌다. 신작은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검증된 성공작들과 시청자들의 선택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스타 크리에이터들이나 스타 작가들이 더 좋은 대우와 재량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브로드캐스트 채널 편성에서 공동화 현상도 가속되었다. 가을 시즌에 일제히 신작이 공개되어 9월부터 5월까지 엎치락뒤치락 레이스를 벌이던 그 시절이 여전히 그립기는 하지만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기존 히트 쇼들의 스핀-오프에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