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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로지 (Love, Rosie, 2014) B평

불규칙 바운드/영화와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15.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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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를 주름잡았던 팝의 슈퍼 스타 필 콜린스. 그가 슈퍼 멋진 이유를 다섯가지만 생각해보자.

 

(다섯) 슈퍼 밴드 '제네시스'의 드러머와 리드 보컬이었다.

(넷) 역사상 단 세 사람의 가수만 가능했다는, 밴드와 솔로 커리어 양쪽에서 1억장 이상의 레코드 세일즈를 올린 장본인이다.

(셋) "Against All Odds"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둘) "Another Day in Paradise"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냔 말이다!)

(하나) 슬하 다섯 자녀 중 릴리 콜린스라는 이름의 딸이 하나 있다.

 

*

 

  한낱 엇갈린 연애 감정에 '꼬인 인생'씩이나 운운하는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얄팍한 통찰에도 불구하고 '러브, 로지 (크리스티안 디터, 2014)'는 충분히 참아낼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놀라운 기적을 가능하게한 원인을 분석하자면 8할쯤의 기여도는 릴리 콜린스에게 있을 거라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10대 여고생에서부터 10대 딸을 둔 애엄마까지 한결같은 톤으로 일관하는 대범한 연기력조차 이 작품과 그녀의 견고한 궁합을 어그러뜨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한때 예쁜 버전의 제나 루이스 콜맨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게 미안할 정도. 

 

  다만 파스텔 톤 로맨틱 코미디 치고는 꽤 쎈 설정들에 움찔하게 되는 부분은 있다. 주인공 로지(릴리 콜린스)와 알렉스(샘 클라플린)는 물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동화 수준의 정신연령을 지니고 있는데 반하여, 로지와 알렉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임신, 출산, 약혼, 파혼, 결혼, 이혼, 재혼의 파란만장한 파노라마기 때문이다. 로지와 알렉스가 첫사랑의 순수한 설레임을 끝가지 간직한다는 참도 무리한 설정과 12년이 지나도 내내 뽀송뽀송한 외모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 사실 '사랑과 전쟁' 수준 스토리라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기도 하다. 필 콜린스는 사랑스러운 따님이 이런 내용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까? 물론 당연히 알겠지. 하지만 그 슈퍼 스타 아빠의 입장에서는 입이 열 개여도 뭐라 하실 말씀이 없을 수도 있을 터이다. 그 분이야말로 결혼, 임신, 출산, 이혼, 재혼, 임신, 출산, 이혼, 재혼, 임신, 출산의 화려한 드러밍을 진작에 보여주신 장본인이므로 (註1)

 

(2015년 9월)

 

(註1) 릴리 콜린스는 필 콜린스가 두번째 부인 질 테이블먼과의 사이에서 가진 딸이다. 릴리가 일곱살 때 이혼하였고 3년 후 세번째 부인과 재혼하여 다시 두 아들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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