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후아유 (Death at a Funeral, 2007) B평
by 김영준 (James Kim)원제가 'Death at a Funeral'인데 뜬금없이 국내 개봉명이 '미스터 후아유'가 되며 이상한 영화처럼 보여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프랭크 오즈의 이 2007년 작품은 꽤 건실한 블랙 코미디다. (국내 배급사가 제목을 바꾼 의도 그대로) 그저 '콩가루 집안의 더럽고 저질스러운 난장판 장례식'으로 보는 것은 쉽고 안전한 독법이지만 조금 더 너그러운 자세로 숨은 의도를 찾아볼 방법도 있다. 문제의 그날, 다니엘(매튜 맥퍼딘)과 로버트(루퍼트 그레이브즈)가 치뤄야하는 아버지 장례식을 하나의 기점으로 보는 것이다. 하나의 세대에서 다음의 세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의 정의에서 새로운 '모던 패밀리'의 시대로. 이는 가족을 정의하는 기존의 '가치'가 붕괴하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어디까지를 용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은 시험일 수도 있다. 가족 안에서 불륜을 인정할 수 있는가? 가족 안에서 동성애를 인정할 수 있는가? 난장이 피터(피터 딘클리지) 함께 아버지를 추모할 수 있는가? 자칫 장애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소인병 환자와의 소동은 기존의 '가치'를 사수하기 위한 형제의 몸부림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사실 다니엘 형제만의 문제가 아닌 집안 모두가 함께 공유한 문제다. 피터가 '신체적 다름'을 뜻한다면 마사(데이지 도노반)의 남자친구 사이먼(알란 터딕)은 '정신적 다름'을 뜻한다. (사실 그는 환각제를 진정제로 착각하고 먹은 덕분에 덜 떨어진 모양새가 되었지만) 집안 어른들은 그런 그를 마사의 짝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데 결혼의 반대는 곧 가족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렇게 보면 이 우아하지 않은 가족의 엉망진창 장례식은 (떠나 보냄의 공간인 장례식장에서 이미 시작된) 가족의 재구성을 위한 진통과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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