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바네사 칼튼 <Be Not Nobody> B평

불규칙 바운드/음악과 B평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4. 9. 17.

본문

  역동적 건반 연주와 자냥스러운 앳띤 목소리가 한데 만나면 부적절한 듯 조화로운 묘한 인상의 결과물이 탄생한다. 1980년생 신예 바네사 칼튼의 이야기다. ‘피아노 걸’이라는 닉네임으로 사랑받는 그녀는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피를 물려 받아 어린시절부터 단련되어 온 그 탄탄하고 아금 바른 기본기에 특유의 감수성 어린 노랫말을 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건반의 기교와 묘한 대조 혹은 묘한 공명을 이루는 그녀의 여린 목소리다. 쥬얼리샵 쇼윈도우에 진열된 값비싼 보석 장신구의 느낌을 주는 현재 20대 여성 가수들의 라인업에서 그녀는 빈티지샵에서 어렵게 찾아낸 (마음에 쏙 드는) 수제 세공품과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장난스럽고 기괴하기까지 한 그녀의 감수성은 다른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실로 독보적인 것이다. 이 데뷔 앨범으로 그녀는 'A Thousand Mile (빌보드 싱글차트 5위)'과 'Ordinary Day (빌보드 싱글차트 30위)'를 히트시키고 일찌감치 롤링스톤지에서 '2002년 주목할만한 아티스트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온전히 이 신인 가수의 창작물로 채워져 있는 이 앨범에서 유일한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자 유일한 커버곡은 '롤링 스톤즈'의 1966년 곡 'Paint It Black'인데 이 전설적인 록 트랙을 이처럼 가냐르고 예쁘게 소화한 예는 이제까지 없었던 것 같다.

(2004년 09월)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