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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초코파이 권하는 사회

낙농콩단/Season 1-5 (2000-2005)

Written by Y. J. Kim    Published in 200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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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파이를 못 먹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초코파이를 몸 안에 밀어 넣어 그것이 식도를 타고 흘러 내려가 소화기관까지 들어가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서투르다는 것이지만, 동시에 초코파이와 관련된 모든 사회문화적 행위 제반에 영 소질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와는 달리 다년간의 사회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유석 (Kim, You Suck)의 귀띔에 의하면 초코파이 자리에서 초코파이를 먹지 않는 것에도 다 요령과 기술이 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초코파이 자리의 진정한 고수는 '혹시나 나한테 초코파이을 주지 않을까' 조마조마 가슴 졸이는 대신에 먼저 남의 접시에 초코파이를 채워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그 결과 같은 시간동안 똑같이 먹어댄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훨씬 적게 먹고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주 이름값 하고 자빠졌다.) 나 역시 그렇게 쉬운 길이 있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으나, 역시 고수의 영역은 고수의 영역인지라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나로서는 영 서투르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누구는 초코파이 한 개에 꽃 한 가지를 꺾어놓는다고도 했고, 누구는 초코파이 접시에 눈물을 첨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케레혼(Kerewhon)의 초코파이 자리는 초코파이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순수한 고역이다. 일단 초코파이 자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코파이를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개념 자체를 납득하지 못한다. 자기가 권하는 초코파이를 마다하면 그걸 자신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맞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고로 조직을 와해시키고 사회 통합에 저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방법적인 면에서도 정상이 아니다. ‘원 샷’이라며 초코파이 하나를 한 번에 입에 밀어넣기를 강요하는 것도 있다. 물론 제일 끔찍한 것은 ‘파도타기’인지 뭔지 하는 짓거리인데 여러 사람의 시간순행적 ‘원 샷’을 요구하는 변태적 행위다.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나름대로 살아남으려고 그동안 나는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고는 했다. 남 모르게 테이블 아래에 던져 놓고 신발로 밟아 으깨보기도 했고 정신을 잃은 남의 접시 위에 몰래 올려놓고 시치미를 떼기도 했다.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꽤 가상한 노력이었지만, 어떤 방법도 초코파이의, 초코파이에 의한, 초코파이을 위한 이 정신나간 세상의 풍파에서 나를 구원해 줄 탁월한 방법이 되어주지는 못했다. 그렇다. 초코파이을 못 먹다는 것이 어떤 사람의 결점이 되고 결격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초코파이에 미쳐있는 사회. 말 그대로 초코파이 권하는 사회다.

  간순히 미친 정도가 아니다. 세상은 초코파이에 의해서 돌아간다. 만남의 신, 이별의 신, 그리고 큐피트와 오리온 제과 사이의 은밀한 커넥션까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랑과 이별의 자리에는 거짓말처럼 초코파이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초코파이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에 있어서 혈연-지연-학연-군연을 조밀하게 연결한다. 어디 그뿐인가. 모든 결속과 유착과 불법과 비리의 자리에는 어김없이 초코파이가 함께 한다. 때로는 그것이 접대와 향응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뻑뻑한 세상에 적당히 기름칠을 하기도 한다. 더러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사회에 분개하는 통에 흉장이 막혀서 초코파이을 먹기도 한다. 언젠가 나는 우리 회사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혁파하기 위해 조직행동론의 대가 강건신 (Gang, Gun Sin) 선생을 모시고 고견을 청한 적이 있다. 그가 램프의 요정 지니도 아니고, 사장님은 더더욱 아닌 바 말만 듣고 뭘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조직행동론의 대가인데는 (느와르 냄새 물씬 나는 이름부터 사뭇 조직 친화적이지 않은가!) 다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외로 흔쾌하게 대꾸했다. 
- 그래? 초코파이 한 개 먹으면서 생각해보자.

  맙소사. 그날 강 선생님은 혼자서 초코파이 세 박스를 뜯었다. 초코파이를 못하는 나는 그냥 콜라만 몇 잔 마셨다. 그래서 맑은 정신으로 그날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는데 행동 과학이나 의사 소통, 리더쉽, 동기부여… 뭐, 이딴 단어는 등장하지도 않았다. 그럼 자그마치 3시간 30분 동안 무슨 이야기가 오갔느냐. 그건 나도 모른다. 강 선생님은 그냥 초코파이만 먹었고 나는 콜라만 홀짝였으니까. 그런데도 다음 날 그는 (마치 초코파이이 덜 깬듯 검지손가락으로 이마를 비벼가며) 나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제 고민이 좀 풀렸니? 
  초코파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많은 경우에 이런 식이다. 일이 고민이라고? 초코파이 하나 하자. 사랑이 고민이라고? 초코파이 하나 하자. 일과 사랑이 모두 고민이라고? 그래도 초코파이 하나 하자.

*


초코파이 권하는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는 기사를 하나 소개한다.

[큰 제목] 신입생 환영회 초코파이 문화 바뀔 수 있을까?
[작은 제목] 선후배 군기 문화… 먹고 마시고 토하고… 올해도 사건 사고 잇달아.

(사진 = 케레혼국립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면. 만초한 학생들이 초코파이의 물결속에 허우적 거리고 있다. 여기서 '만초'란 몸을 가눌수가 없을 정도로 초코파이를 먹었음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28일 오전 케레혼 동부 해안의 한 콘도. 약 1,500명이 참여한 한 대학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수거된 초코파이 상자는 분리수거용 박스 18개를 가득 채웠다. 한 박스에 초코파이 상자 150개가 들어간다는 수거업체 직원의 말을 감안하면 이 날 수거된 초코파이 상자는 대략 2,700여개. 낱개로는 총 32,400개의 초코파이가 단 하룻밤에 사라진 것이다. 학생 1인당으로 계산해 보아도 평균 21.6개의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다. 콘도 직원은 “오리엔테이션의 쓰나미가 물러간 후 이방 저방에 널부러진 초코파이 봉지와 뭉개져 늘어붙은 머쉬 멜로우를 치우는 게 제일 고역”이라며 “어떤 대학은 아예 오리온에서 차떼기를 해오기도 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어렇듯 언제부턴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죽기살기식 초코파이 잔치가 돼버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신입생들은 만초해서 콘도를 밤새도록 누볐다. 먹고, 토하고, 다시 먹는 일이 오리엔테이션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온 A대학 신입생 박유범 (Park, You Bum) 군은 “본래 오리엔테이션은 대학생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이지만 실제는 ‘초코파이에 의한 집단 자학증의 표출’에 불과했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아직도 초코파이만 보면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린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의 또다른 신입생 지대공 군도 “대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잔뜩 들떠있었지만 오리엔테이션은 그저 사람잡는 초코파이 난장이었을 뿐이다”며 “방안 가득 초코파이 봉지가 쌓이도록 순서가 돌고 돌았고, 봉지에 가루가 조금 남기라도 하면 3개씩의 벌 초코파이가 페널티로 주어져 그 자리를 피하는 길은 초코파이를 먹다가 토하고 먹다가 토해서 체력이 바닥나 만초해서 먼저 쓰러지는 것 뿐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콘도 관계자는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초코파이 파티가 관례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정말 먹어도 너무 먹는다”며 “하루 일정이 끝난 오후 11시부터 ‘초코파이 자리’를 시작, 아침 식사시간인 이튿날 오전 11시까지 이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양의 초코파이를 싸들고 왔으면서도 새벽이 되면 초코파이가 떨어졌다고 콘도의 매점에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따라서 초코파이 오리엔테이션으로 빚어지는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28일 인근 한 콘도에서는 B대학 신입생 최돈호 (Choi, Don-Hoe) 군이 만초한 채 콘도 4층에서 쓰레기 더미 위로 추락,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최 군이 학과 신입생 대표에 출마하기 위해 각 방을 돌며 초코파이를 과하게 먹은 뒤, 뒤집어지는 속을 달래려 4층 비상구에서 바람을 쐬다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에도 이 콘도에서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C대학 신입생 유석미 (You Suck Mee) 양이 초코파이를 과하게 먹은 상태에서 베란다를 통해 옆방으로 건너가다 몸이 둔해져 3미터 아래 주차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발목을 접지르는 정도에 그쳤다. 해당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당시 학생 1인당 초코파이, 오예스 각 1상자 이상씩은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코파이 2개  두드러진 변화는 없고 약간 기분 좋은 상태
초코파이 5개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이 조금 늦어짐
초코파이 10개 민첩한 근육운동이 안됨
초코파이 15개 신체균형을 잡기 어렵게 됨
초코파이 20개 정신적인 활동능력과 판단이 떨어짐
초코파이 25개 움직이기 위해서는 남의 도움이 필요 정신활동의 혼란
초코파이 30개 거의 인사불성 상태에서 심신을 겨우 가눔
초코파이 40개 의식이 없게 됨 또는 혼수상태
초코파이 50개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음

Table.1. 초코파이 섭취량 및 심신의 상태

 
  '한국 대학생 초코파이 문제 예방협회'(속칭 한초예) 유소민 (You, So Mean) 사무국장은 “초코파이를 안 먹으면 왕따가되는 신입생 환영회는 대학내 폭식 문화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학내에 식음문화에 대한 교육, 강좌를 많이 개설해 오리엔테이션이나 과모임과 동아리 모임 등이 알찬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사설] 대학문화와 초코파이, 이대로 좋은가?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때 나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수 있는 몇가지 공통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가 터질 정도로 먹고, 또 먹는 초코파이, 먹다가 먹다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권하는 선배, 폭초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친구들, 밖에 나가서 토하고 돌아와서 또 먹는 친구들, 또 막다가 다시 튀어나가 토하는 친구들, 정말 아비규환이 따로 없을 정도이다. 

  초코파이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일종의 둥근 정(情)의 매개물이다. 높은 사람이 권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맛나게 먹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에 대한 대단한 실례처럼 느껴지는 것이 우리네의 초코파이 문화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권하고 먹어대어 너와 나의 입가에 초콜렛이 배시시 번질 정도가 되어야 우리는 비로소 동질감을 느끼고 상대를 받아들이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실제로 한 기관의 조사 결과, 감당할 수 없는 수량의 초코파이를 입에다 밀어넣는 이유의 68.4%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답자 중 초코파이를 못 하는 사람들의 96.1%도 강권에 이기지 못해 초코파이를 먹어 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분위기를 깨느니 억지로 먹는 편을 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돌림 초코파이는 단결에 도움이 된다
결속력을 위해서는 초코파이를 거절해서는 안 된다
대학생 행사 모임에 초코파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초코파이는 조직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윗사람이 초코파이를 권할 때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
초코파이를 주고받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행위이다
초코파이 자리에서 일찍 일어서는 행위는 결속에 나쁘므로 개인의 사정을 양보해야 한다

Table 1.2. 초코파이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가치

  하지만 초코파이 때문에 대학이 휘청거리고 있다. 대학가의 봄은 초코향으로 진동을 한다. 밟는걸음 걸음 머쉬멜로우가 찐득거린다. 신입생 환영회는 물론 본 학기 중에도 초코파이 자리는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진다. 중간고사 끝났다고, 과제를 제출했다고, 누가 군대에 간다고, 기말고사 끝났다고, 군대갔던 어떤 놈이 돌아왔다고, 심심하다고, 심심하지 않다고. 장소도 불문이다. 초코파이집과 노래방은 물론이고, 과방과 동아리방, 심지어 학교 잔디밭에서도 초코파이 파티는 계속된다. 방식도 예전히 엽기적이다. 포장을 뜯지 않은 초코파이를 주물럭거려 초코떡을 만든 뒤 냉면그릇에 한가득 모아 먹이는 ‘사발식’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입시의 지옥을 통과하자마자 학생들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자유가 ‘유흥 문화의 상징’, 초코파이이다. 이전까지 자유롭게 초코파이를 맛보지 못한 신입생들이 이처럼 단기간에 속성으로 배우는 초코파이 문화가 제대로 되었을 리가 만무하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자신이 초코파이를 먹어낼 수 있는 정도를 스스로 판단하고 그 양 이상은 먹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주위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이려는 행위를 자제하여 궁극적으로는 초코파이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새롭고 진정한 대학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는 중에 초코파이 자리가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머피의 법칙인지 꼭 그런 날에 내 옆자리에는 소문난 애초가 동덕희 (Dong, Duck-Hee)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나는 눈치껏 분위기를 맞추려고 하는데 동선생님은 자꾸만 초코파이를 권한다. 자기가 주는 초코파이를 먹지 않는다고 서운해한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했다. 내가 초코파이을 마다하는 것은 이 자리의 신성함을 모독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당신의 권위를 무시하고자함도 아니며, 사회통합을 저해하기 위함도 아닌, 오로지 의사의 권유에 의해 내 몸과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럼에도 진작에 내빼지 않고 얌전히 앉아 있는 것은 이 자리의 상황적 특수성을 알았기 때문에 최대한 예의를 차린 결과라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자 동선생님은 자기 치아를 보여주시겠다고 했다. 구멍이 송송 뚤리고 망가진 자신의 치아를 말이다. 치아가 이 모양인 자기도 초코파이을 마시는데, 젊은 놈이 뭐가 그리 대수냐는 것이었다. 그는 설사 치아가 엉망이 되는 한이 있어도 이 자리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고, 선배에 대한 예의이며, 바람직한 사회생활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여 나의 죄목 일곱가지를 요약하여 공표하시었다. 첫째, 우선 초코파이자리의 분위기를 망쳤고, 둘째, 우리의 몸이 아닌 자기 몸만 생각했으며, 셋째, 사내 놈이 음식을 가리기까지 하는 등 전혀 다른 사람들을 챙길 줄 모르고 챙김을 받으려고만 한다. 넷째, 아무튼 젊은 놈이 쥐뿔도 패기가 없는데 이는 아마 조직 생활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해서 그럴 것이며, 여섯째,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나 고생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로 우리 조직에 들어온 이유가 무엇인지 왜 네가 이 자리에 와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순간 부끄러움에 얼굴이 벌개졌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그런것은 아니었다. 초코파이을 못 먹다는 사실이 그렇게 큰 죄인지 미처 몰랐음이 부끄러웠다.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신경치료중인 40번대 치아 중 하나가 저릿저릿했다. 치과에 갔더니, 의사가 어떻게 알았는지 속에 귀신이 들어 앉았는지, 간밤에 혹시 초코파이을 자셨는지 묻는다. 조금이라고 대답했더니 당신 미쳤느냐며 치과보다는 정신과에 먼저 가보란다. 

아아. 그 몹쓸 사회가, 왜 자꾸 초코파이을 권하는고! 

(200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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