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의 도서관
김영준 (James Kim)
며칠 전 도서관을 방황하던 중, 나는 책장과 책장 사이의 오목한 부분에서 뭔가를 발견하였다. 그것이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문이었음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솔직히 나는 살짝 감동하였다. 겉으로는 한없이 적막하고 숨 막히게만 보이는 이 조용한 도서관에도 조금은 신비로운 부분이 아직 남겨져 있구나 싶어서였다. 그리고는 (참으로 마땅하게도) 이내 호기심이 일었다. 물론 내가 무슨 인디아나 존스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용기를 내어 모험을 시작했다. 통로는 길고도 험했다. 벽에는 축축한 이끼가 가득 끼어 있었고, 바닥은 풍화된 돌부스러기로 잘근거렸다. 이거야 원. 마치 중세적 왕궁이 은밀히 간직하고 있던 비밀통로라도 되는 것 같지 않은가. 이렇듯 뜻하지 않은 모험은 언제나 즐거운 법이다. 당장 옷이라도 지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