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왁스 (House of Wax, 1953) B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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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왁스 (House of Wax, 1953) B평

by 김영준 (James Kim)

    일단은 사실 관계의 정리가 필요하다. 찰스 벨덴의 원작 희곡을 리메이크한 것이 1933년작 '밀랍인형 박물관의 미스터리'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리메이크 한 것이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의 1953년작 '밀랍인형의 집'이다. 또한 이를 다시 리메이크하며 청춘호러물로 싸그리 뚝딱, 바꿔버린 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최근작 '하우스 오브 왁스(자우메 콜렛 세라, 2005)'다. 잘라 말하자면 2005년작은 오십년전에는 이루지 못했던 경이스런 기술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 성과만큼을 상쇄시킨 다음 밑지고도 남을 멍청한 피칠갑만 남발한 덜 떨어진 영화라 패리스 힐튼의 머릿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보는 것에 준할 법한 참담하고 멍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에 반해 1953년작은 고풍스러운 위엄을 지녔으면서 최초의 메이져 입체 영화다운 기술적 성과마저 보여준다. 입체 영화임을 부러 뽐내려는 저 재치 넘치는 시도들을 보라. 오십년도 더 지난 작품이지만 2005년작 보다 곱절은 더 재밌다. '아! 바로 이것이 '인간 괴물'의 진수로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호러 영화의 역사, 빈센트 프라이스의 힘있고 박력 넘치는 연기를 보라. 그가 분한 제로드 교수는 집착과 광기로 똘똘 뭉친 탐미적 예술가 캐릭터의 찬란한 표본과도 같다.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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