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닥터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김영준 (James Kim)
그러니까 설라무네, 모년 모월 모일의 일입니다. 사건은 한 남자가 저를 찾아오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자기 이름을 '닥터'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진짜 이름이 닥터냐고 물었으나 그는 다시금 ‘닥터’라고만 답했습니다. 저는 다시 무슨 닥터냐고 되물었고 그는 ‘그냥 닥터’라는 답을 반복함으로써 저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닥터 필이든 닥터 마틴이든 무슨 이름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남자는 그냥 닥터라는 겁니다. 간만에 열이 뻗친 저는 의사든 박사든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닥터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냐며 따졌습니다. 당신이 의사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럼 당신이 박사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