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쉽 (Battleship, 2012) B평
김영준 (James Kim)
멸절의 위기에 처한 것은 인류만이 아니다. 이 작품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의도로 보드게임을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걸까? 사실 궁금증은 그 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만약 누군가 '모노폴리'나 '젱가'를 영화로 만들겠다며 투자를 권한다면 나는 응당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뜻 받아들이면 안될 것 같은 야릇한 예감이 드는 것은 아마도 보드게임의 매력이나 중독성을 얕잡아 보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어쨌든, 누군가는 그런 짓을 했다. 그 결정을 두고 지금 만족하고 있는지 후회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보드게임을 새로운 영화로 만들기 위해 (좋은 영화라고는 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다른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이야기다. 보드게임 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