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 내정자는 나오라
김영준 (James Kim)
광선유(廣宣流)는 초조감을 이기지 못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기장으로 마련된 사온서(司醞署) 별채가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었다. 그는 더 이상은 참지 못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시중드는 아이에게 "혹여 주부(主簿) 나으리를 뵐 수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아이는 "시험장에서 대면하기 이전에 미리 주부 나으리를 뵙는 것은 금하여져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광선유는 괜히 머쓱해져 다시 문을 닫고 제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그렇다고 마음이 좀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심장이 떡방아 찧듯 쿵덕쿵덕 뛰어 가슴을 부여잡고 있고 때때로 거세게 숨을 골랐다. 그리곤 혼잣말로 '어이하여 다른 유학(幼學)들은 나타나지 않는가, 어이하여 다른 유학들은 나타나지 않는가'하는 중얼거림을 반복했다. 기적처럼 누군가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