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 축농소년 이야기
김영준 (James Kim)
체강(體腔) 안에 고름이 괴었답니다. 부비강(副鼻腔) 점막에 염증이 있대요. 누렇고 끈적끈적한 점액이 코에서 물처럼 흘러나와요. 어째서 콧구멍은 아래로만 달려 있는 것일까요. 위로 달려 있으면 콧물이 흘러내리지 않을 텐데 말이에요. (이런 바보. 그러면 비 올 땐 빗물이 들어가고 눈 올 땐 눈물이 들어가잖아!) 또 어째서 콧구멍은 두 개가 달려 있는 것일까요. 하나만 있으면 한 줄기만 막으면 될 텐데 두 개나 있으니 두 줄기를 막아야 하잖아요. (이런 바보. 그러면 하나만 막아도 숨을 쉴 수가 없잖아!) 나는 축농소년이었어요. 끊임없이 코에서 콧물이 흘러 나왔지요. 그게 언제 시작되었냐면 말이에요. 여덟 살 때였어요. 일곱살때까지는 괜찮았거든요. 여덟 살이 되고 국민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코에서 콧물이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