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결국 우리 모두는 소모품이구나
김영준 (James Kim)
마침내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바퀴 모양의 문고리가 삐그덕거리며 돌아갔을 때 B-13 격납고 3번 창고에 숨어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에게 애도를 표했다. 어떤 이는 절대자를 향해 기도를 올렸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에 입을 맞추었으며, 어떤 이는 눈을 감고 자기 일생의 마지막 편집본을 감상했다. 물론 몇 발 남지 않은 총알을 총신에 밀어 넣으며 무의미한 항전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문이 열리고 그들과 똑같은 형상을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팽팽했던 긴장은 순간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방법으로 안도해야만 했다. 마치 격렬히 회전하던 롤러코스터에서 방금 내리기라도 한 듯한 표정으로. - 다들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방금 문을 열고 들어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