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크에 초가 세 개인 이유
김영준 (James Kim)
대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내내 국가연구소에만 계시다가 새로 부임하신 Y교수님이 처음 맞으시는 5월 15일 스승의 날. 과에서는 과 대표의 주도 하에 Y교수님 모르게 간소한 축하 준비를 했다. 강의 시작 전에 미리 교탁에 케이크를 가져다 놓고, 초를 꽂고, 성냥을 켜고, (촛)불을 붙이고, (전등)불을 끄고, 난리 법석으로도 모자라 법석 난리를 피웠다. 이윽고 도착하신 Y교수님. 잠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지으시더니만 이윽고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신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이런 게 난생 처음이거든요. 기분이 묘하네요." 어둠 속의 학생들이 합창하듯 외친다. "교수님, 케이크에 촛농 떨어져요. 빨리 끄세요." "알겠습니다. 근데 이거 불어서 끄면 되는 건가요?" Y교수님의 일렁거리는..